[책속 그림] 막걸리 먹여 아이 재우는 아빠의 능청

[책속 그림] 막걸리 먹여 아이 재우는 아빠의 능청

입력 2014-05-10 00:00
수정 201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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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아빠의 특별한 고백/데이브 잉글도 지음

정용숙 옮김/더숲/192쪽/1만 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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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숲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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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3일 된 딸 앨리스에게 아빠는 다짐했다. “나는 정말 누구보다도 좋은 아빠가 될 생각이다.” 대부분 자고, 일어나 봤자 꼼지락거리기만 할 때의 얘기다. 9주 뒤 아빠는 멍한 표정으로 젖병의 우유를 커피에 넣고 있다. 다시 19주 후 아빠는 자기최면을 걸었다. 이제 엄마 없이도 잘 살게 된 딸의 독립심을 축하하며 ‘그 나이에 잘 어울리는’ 폭죽을 선물했다. 진짜? 사진에서만 그렇다는 말이다.

‘세계 최고 아빠의 특별한 고백’은 사진학을 전공한 아빠 데이브 잉글도가 만든 육아기다. 페이스북에서 열렬한 환호를 받았던 ‘설정’ 사진 80여장은 세계 최고의 아빠의 능청으로 가득하다. 아내가 아기 밥으로 이유식이나 고형식을 언급하자 ‘최고의 고형식’ 스테이크를 안기고, 세탁기에 목욕시키며 연약한 아기 피부에 딱 맞는 ‘울코스’ 버튼을 잊지 않는다. 다림질, 요리 등을 딸에게 넘기기 일쑤다. 주한미군으로 일한 아내를 찾아 한국에 들렀을 때에는 딸과 ‘강남 스타일’ 춤을 춘다. 막걸리가 우유인 줄 알고 딸에게 먹인 아찔한 순간, 딸이 금세 잠들자 “이제 앨리스 재우기는 식은 죽 먹기”라고 눙친다.

918일의 기록은 재치가 넘치고, 사진마다 곁들인 짤막한 에세이는 공감을 부른다. 책 자체로도 재미있고, 아이와 독특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부모에게는 좋은 힌트가 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2014-05-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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