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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가지 영역서 한·중 문화비교

8가지 영역서 한·중 문화비교

입력 2010-07-10 00:00
업데이트 2010-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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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는 중국문화의 아류인가?】최준식 외 지음 소나무 펴냄

“최 교수, 우리 외교관들 명함을 보면 앞쪽은 한자로 되어 있고 뒤쪽은 영문으로 되어 있거든? 이 명함을 다른 나라 외교관에게 건네면 한국 문화는 중국 문화의 연장 혹은 복제 아니냐는 거야. 그때마다 항변하려고 했는데 우리 문화에 대해 뭐 아는 게 있어야지. 자존심이 확 상해서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한문으로 된 명함을 다 찢어 버렸어. 그래서 부탁인데 우리처럼 우리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문화의 차이를 쉽게 설명한 ‘다이제스트 한국 문화’ 같은 걸 써주면 안 되겠는가?”

외교부의 대변인을 지낸 조희용 주(駐) 스웨덴 대사가 친구인 최준식 이화여대 한국학 교수에게 한 말이다. ‘한국문화는 중국문화의 아류인가?’(소나무 펴냄)가 쓰인 배경이기도 하다. 공동저자 대표인 최 교수는 이렇게 설명했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말할 때 흔히 날아갈 듯한 처마선 등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고유의 것인 양 주장한다. 하지만 한옥은 중국에서 들어온 양식으로 처마 선은 당송(唐宋)대의 건축에 가깝다. 현대 한옥의 겉모습은 전적으로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중국과는 그 내용이 판이하다. 온돌과 마루를 겸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온방법이 중국과 완전히 다르고 방바닥에 앉아서 생활하는 것 등 차이점이 많다. 한옥은 양식은 중국 것이되 내용은 한국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인들이 한옥의 양식만 보고 자신들 것의 ‘짝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듯이, 한국인들은 한옥이 기본적으로는 중국집이란 사실을 간과하는 오류에 빠진다. 책은 종교·민속·언어·음악·자기·건축·음식·복식 8가지 영역으로 한국과 중국의 문화를 비교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인 대학 교수들이 자문을 맡고 막 박사과정을 끝낸 젊은 층이 현지답사 등에 참여하며 실제로 연구를 하는 이원 체제를 통해 책이 출판됐다.

연구의 목적은 누구 문화가 원조인지를 가려 국가적 자만심을 높이자는 게 아니다. 오히려 문화의 다양성과 미래지향적인 실용성을 살리자는 것이다. 요즘 한창 사회적 의제가 된 ‘한식의 세계화’만 해도 김치를 세계화하려면 아시아 공통의 채소 절임이 언제 어떻게 한국 고유의 김치로 발전했는지 먼저 비교해야 한다. 하지만 문화를 비교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 각 분야 전문가가 지역 문화를 체득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여러 학문 분야가 함께 연구하는 학제적 연구도 드물었다. 최 교수는 한국과 일본 문화를 비교 연구할 연구진이 갖춰져 있는데 ‘돈’이 문제라며 아쉬워했다. 2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10-07-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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