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연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서 다음달 4일까지 공연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의 무대는 실제 풀과 이끼, 꽃과 작은 연못으로 실제 정원처럼 꾸며져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미국 뉴욕주 제너시오의 성공회 사제였던 시미언 피즈 체니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파스칼 기냐르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세종문화회관은 ‘김주원의 탱고발레’(2019), ‘김설진의 자파리’(2020)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컨템포러리S 기획 시리즈로 이 소설을 국내 처음 작품화했다.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속에서 딸을 출산하다 숨진 아내를 그리워하며 정원을 꾸미는 시미언 사제를 연기하는 배우 정동환.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제공
시간이 흘러 중년이 된 로즈먼드가 다시 사제관에 돌아왔지만 시미언은 여전히 아내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원을 헤맸다. 게다가 한껏 자라 젊은 시절 아내의 모습을 한 딸에게 더욱 미움을 앞세운 복잡한 감정을 쏟아낸다. 그에게 정원은 곧 아내였고, 아내 안에서만이 자신도 살아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
모두가 사랑을 노래하지만 결코 따뜻하거나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 복잡한 관계를 풀어내는 것은 음악이다.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사중주가 섬세한 선율을 그리고 60여대 스피커가 이를 마음까지 울려 퍼지게 했다. 시미언이 기보한 악보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16곡은 밝고 아름답지만 또 한편으론 슬프고 아득한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
연극 ‘우리가 사랑하는 정원에서’에서 극 중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레이터를 맡은 배우 김소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종문화회관 제공
객석을 떠날 때 다시 바라보는 정원은 오히려 처음보다 애틋하다. 그 안에는 고통스럽지만 누구보다 크고 간절한 사랑과 위로가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