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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하차 ‘과고 출신’ 25세男… 6년째 수능 보는 사연

택배 상하차 ‘과고 출신’ 25세男… 6년째 수능 보는 사연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4-02-02 15:27
업데이트 2024-02-0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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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진학하며 ‘수재’ 소리 들었지만
학교폭력에 어려운 가정사…입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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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터디2 유튜브
헬스터디2 유튜브
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할 정도로 수재였던 20대 남성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재수 중 급성 패혈증까지 겪으면서 택배 상하차를 하며 6년째 수능을 보고 있는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는 ‘헬스터디’ 시즌2에 합류하는 정순수(25)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헬스터디’는 아예 수능 공부 기초가 없는 노베이스인 N수생을 대상으로 그 해의 수능 시험에 목숨을 걸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입 콘텐츠다.

2025학년도 수능까지 모든 교재와 대면 강의를 지원하고 목표 대학 합격 시 첫 학기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정순수씨는 중학생 시절 전교 1등을 하며 과학고에 진학했지만 교내에 가난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교 폭력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정씨는 “친구 세 명이 제 노트북을 뒤지다가 자기소개서를 봤는지 우리 집안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걸 다른 애들한테 까발리겠다고 했다. 그땐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너무 무서웠다. 꾹 참고 학교에 다녔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과학고 입학 선물로 사준 노트북을 친구가 밟아서 부순 적도 있었다. 대학생이 되면 과외를 해서 노트북값을 갚겠다고 했던 친구는 결국 잠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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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터디2 유튜브
헬스터디2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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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터디2’ 유튜브
‘헬스터디2’ 유튜브
재수하게 된 정씨는 인터넷 강의를 듣기 위한 노트북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는 “하루 12시간씩 배달 일하다가 아스팔트에 팔이 갈리는 사고가 났는데 병원비가 아까워 혼자 연고 바르고 치료했다. 며칠 뒤 급성 패혈증으로 죽을 뻔했다. 너무 억울했다. ‘노트북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돼야 하나?’ 싶었다. 많이 비참했고 가난하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정씨는 어머니가 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형편은 더 어려졌고, 아버지마저 치매에 걸렸다고 고백했다.

정씨는 “아빠가 살도 40㎏까지 빠지고 그랬다. 너무 암울해서 딱 죽으려고 했다. 그때가 제 생일이었다”며 “그냥 죽기가 너무 억울했다. 학교폭력 당한 것도 제 잘못 아니고, 부모님 아픈 것도 제 잘못 아니지 않냐”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정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택배 상·하차 일을 하면서 지난 5년간 계속 수능을 봤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최근 수능 성적은 4, 5 등급이었다. 그러던 중 헬스터디 모집을 봤고 ‘신이 나를 버리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의사가 돼서 엄마, 아빠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장기적으로는 나같이 힘든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결심으로 의대에 지망하게 됐다. 동정이나 연민 말고 응원이나 격려를 보내달라”라고 부탁했다.
김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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