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백제권역’ 발전 방안 제안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백제권역’ 발전 방안 제안

입력 2020-05-29 09:45
수정 2020-06-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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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 특별법의 제정은 문화재보호법의 한계 보여줘

지난 5월 20일, 국회에서는 세간의 주목이 집중된 ‘형제복지원’ 사건 등을 다루는 과거사 법안 등 140여 건의 법이 동시에 통과되었다. 그러나 이 중에는 주목받지 못했으나 매우 의미 있는 법안이 통과되었는데, 그것은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의 제정이다.

 2019년 4월 발의되어 이번에 통과된 특별법에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먼저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당시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의 반출이나 훼손 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1933년의 ‘조선보물명승천연기념물보존령’과 1950년 제정된 일본의 ‘문화재보호법’을 모방하여 급히 제정되었다. 이런 배경으로 보호법의 입법목적, 문화재라는 용어, 문화재의 분류 등이 매우 유사하다.

문화재보호법은 민족의 역사와 고유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제 청산을 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그 후 40여 차례에 이르는 개정과 관련법의 제정으로 보완을 거듭하였으나, 역부족이라는 것이 이번에 드러내게 된 것이다.

특별법 제정의 배경에는 문화재 한 점, 한 점과 같은 (點)단위 보호 정책에서 역사유적지구와 같은 면(面)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 제기되었다. 2015년 유네스코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기구, 2000년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 등이 사례이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의 사찰이나 서원도 개별 유산보다 시리즈로 소개되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유산이 담고 있는 희소성만이 아닌 역사성과 고유성 등 정신적 측면이 더욱 부각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문화유산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집도 사람이 사는 곳과 살지 않은 곳에 따라 보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국립박물관 수장고에서 햇볕 한 번 보지 못한 유물들에 대한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

특별법은 고대역사문화권을 중심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권역을 지정하고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역사와 문화유산을 연구·조사하고 발굴·정비하도록 하였다. 이를 기초로 하여 역사문화권을 중심으로 역사문화도시로 개발하여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도록 하였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역사문화권 정비 및 역사문화환경의 조성과 관련된 각종 활동의 체계적 수행 및 연속성 보장을 위하여 역사문화권 연구재단을 둘 수 있도록 하였다.

특별법이 통과되자 이를 가장 앞장서 환영한 곳은 경남도를 비롯한 가야역사문화권과 나주시를 비롯한 마한역사문화권이다. 특히 가야역사문화권은 국외 반출된 가야 문화재환수활동 등 가야역사되찾기 활동을 영호남단체장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법의 제정이 더욱 반가울 것이다.

 ■ 백제권역 공동연구, 발전방안 마련 긴요하다

반면 서울, 경기, 충청, 전북을 아우르는 백제문화권의 자치단체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 없다. 백제권역은 공주, 부여, 익산을 중심으로 백제역사유적지구를 2015년 유네스코 등재한 이후 2016년 서울의 한성백제 등을 포함하는 확장 등재를 위해 서울시와 충남도, 전북도가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금번 특별법의 제정은 답보 상태에 있는 백제권역의 역사문화유산 연구와 활용에 전환점을 마련해 줄 것이다. 이를 위해 유산이 집중된 익산, 부여, 공주, 논산을 중심으로 하여, 민초들의 역사가 응축된 내포권역의 서산, 보령과 백제 산성 등이 집중적으로 분포된 대전시, 백제 부흥의 전초기지인 세종시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최근에는 경기도 김포, 화성, 하남, 화천 등지에서도 백제 관련 유물이 출토되고 있다. 가야유적 발굴지인 영호남의 기초단체들이 가야사연구와 문화재환수, 복원을 위해 힘을 모으듯이 백재 유물이 출토되는 지자체들이 함께 모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면(面) 단위로의 확장과 함께 ’시간과 사람‘을 담은 입체적 콘텐츠의 발굴과 개발로 백제권역을 ‘세계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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