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팔딱팔딱 뛰는 활어 같은 ‘끝까지 간다’

<새영화> 팔딱팔딱 뛰는 활어 같은 ‘끝까지 간다’

입력 2014-05-13 00:00
업데이트 2014-05-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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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악당들이 물고 문다. 여기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는 마치 살아있는 듯 관객들의 심장을 쥐락펴락한다. 두 악당의 운명은 제목처럼 정말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생생하게 팔딱팔딱 튀어오르는 활어처럼 싱싱한 에너지를 가득 품은 ‘끝까지 간다’는 올 상반기 가장 주목할 만한 한국 상업영화로 손꼽힐 만하다.

어머니 장례식 날 급한 연락을 받고 경찰서로 향하던 형사 건수(이선균). 술 한 잔 걸치고 운전대를 잡았기 때문인지 사람을 치고 만다. 경찰에 신고하느냐 시신을 숨기느냐를 놓고 고민하던 건수는 후자를 선택한다.

음주단속을 피하고, 기묘한 방법으로 시신을 은닉하는 데 성공한 건수. 그러나 업소로부터 받아먹은 뇌물이 경찰 감찰반에 적발되면서 위기에 내몰린다. 게다가 정체불명의 목격자 창민(조진웅)에게 걸려온 의미심장한 전화에 건수의 위기감은 한 층 높아진다.

영화의 힘은 끊임없이 요동치는 플롯에서 나온다. 음주 살인 후 맞닥뜨린 경찰의 음주 단속, 관 속에 시신을 유기한 후 한숨 돌린 건수를 놀라게 한 전화벨 소리, 엎치락뒤치락하는 둘의 결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구조는 마치 계속해서 밀려오는 파도 같은 강력한 힘으로 관객들을 밀어붙인다.

특히 두 캐릭터 건수와 창민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힘이 탄탄하다. 비리 경찰 건수와 그보다 훨씬 악질적인 경찰 창민의 대결은 무시무시하다. 날렵하고,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건수의 공격에 끄떡도 하지 않는 거구(巨軀) 창민의 액션은 멋지고 화려하다기보다는 투박하고 격렬하다. 그러나 깔끔한 액션보다, 캐릭터들의 성격을 액션 안에 잘 갈무리했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이선균과 조진웅은 건수와 창민을 연기하면서 격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극을 안정적으로 이끈다.

몇몇 디테일에서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리얼리티 대신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방점을 줬다고 생각하면 그리 큰 실수라 보기도 어렵다.

김성훈 감독이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2006)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장편이다. 첫 영화가 비평에서 큰 평가를 받지 못한 점에 비춰 이번에 얼마나 절치부심했는지 알 만한 작품이다. 김 감독은 각본도 직접 썼다.

”매우 정교하면서도 유쾌한 작품으로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평과 함께 제67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5월29일 개봉. 15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11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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