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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미 아픔 딛고 일어서는 스리랑카

쓰나미 아픔 딛고 일어서는 스리랑카

입력 2011-12-29 00:00
업데이트 2011-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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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EBS ‘세계의 아이들’

“갑자기 파도가 집 쪽으로 오는 걸 봤어요. 저는 소리를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어요. 계곡 나무다리에 올라갈 때 파도에 휩쓸려 버렸어요. 아빠가 물에 빠진 저를 잡아서 올려 줬고, 저는 옆에 있는 20m 높이의 야자나무를 꼭 붙잡고 매달렸어요. 하지만 다른 가족은 아빠의 손을 놓쳐서 다 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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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쓰나미로 가족을 잃은 디란의 마음에도 새살이 돋고 있다. 소년의 맑은 눈빛에서 스리랑카의 희망이 엿보인다. EBS제공
7년 전 쓰나미로 가족을 잃은 디란의 마음에도 새살이 돋고 있다. 소년의 맑은 눈빛에서 스리랑카의 희망이 엿보인다.
EBS제공


2004년 12월 26일 오전 7시 58분. 온 가족이 함께 절에 가려고 모여 있던 순간 밀려온 거대한 파도는 디란(당시 4세)의 엄마와 동생을 무참히 삼켜 버렸다. TV를 보던 어른도, 집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놀던 아이들도 휩쓸려 갔다. 마을 기차역도, 집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리히터 규모 9.1의 지진과 이후 발생한 강력한 쓰나미는 4만 5000여명의 생명을 앗아 갔다.

30일 밤 8시 50분 EBS의 ‘세계의 아이들-인도양의 눈물, 스리랑카’에서는 쓰나미가 강타한 이후 ‘동양의 진주’에서 ‘인도양의 눈물’로 변했던 스리랑카를 찾아간다. 카메라는 쓰나미 이후 달라진 삶을 살게 된 11세 동갑내기 두 아이의 모습을 통해 스리랑카의 오늘과 미래를 엿본다.

쓰나미로 엄마를 잃은 디란은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다. 쓰나미 이전에는 공부만이 가난을 벗어나는 유일한 탈출구라고 여겼던 아빠가 이제는 그물 손질법과 낚시법을 손수 가르쳐 준다. 쓰나미를 겪고 나서 가치관이 달라진 것. 이제는 새엄마도 생기고, 여동생도 태어났다. 디란에게도 다시 울타리가 생겼다. 쓰나미가 할퀴고 간 자리에 서서히 희망의 새살이 돋는다.

세계적으로 맛과 향이 좋기로 유명한 스리랑카 홍차의 이면에는 눈물로 찻잎을 따는 타밀족이 있다. 스리랑카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타밀족이다. 그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고되다. 차밭에서 일하는 쿠마르 부부가 온종일 찻잎을 따서 버는 돈은 2000원 정도. 막내아들 쿠마르만이 희망이다. 막내아들은 차밭 일을 하지 않길 바라는 부부는 그저 쿠마르가 열심히 공부하기만을 바란다. 쿠마르 역시 개구쟁이 같지만 해가 지면 고교생 누나가 공부방에서 가르쳐 주는 영어 공부에 밤 깊어 가는 줄 모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1-12-2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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