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관산서원서 위패 묻은 ‘매주시설’ 발견
기록으로만 남아 있던 대원군 시절 서원철폐령의 실체가 최초로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1일 경남 창녕 관산서원(冠山書院·경남 문화재자료 335호) 사당터에서 사당의 신주(神主)를 묻은 ‘매주(埋主)시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제공
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당시 서원의 위패를 묻었던 매주(埋主)시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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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견된 시설은 옹관(甕棺)처럼 옹기를 맞붙여 세운 형태로 철폐된 사당터 자리 한가운데에서 발견됐다. 그 속에 위패를 봉안하고 둘레에는 3겹의 기와를 쌌다. 또 기와 사이에는 습기제거 또는 벽사(?邪)용으로 추정되는 숯덩이를 넣어 흙을 덮었다.
옹기 속에서는 영의정(추증) ‘정구’(鄭逑·1543~1620년)의 위패 한 점이 나왔다. 정구는 광해군 시절 대사헌에 올랐던 인물로 사후 그를 기리기 위해 1620년에 세워진 사원이 관산서원이다. 이 서원도 서원철폐령 때 철폐됐다가 1899년에 다시 서당으로 복원, 최근 다시 복원공사를 하던 중 매몰돼 있던 매주시설이 나온 것이다.
발굴을 담당한 가야문화재연구소 양숙자 학예연구사는 “그간 서원철폐령 기록과 함께 철폐된 서원 현장은 많이 나왔지만 실제 위패를 묻은 시설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면서 “이로써 어떤 방식으로 서원의 위패를 처리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09-07-2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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