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용어 만든 쥘 미슐레 책 2권 국내 첫 출간
역사와 문학의 경계를 오가며 ‘문필가이자 역사가’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쥘 미슐레가 후기에 남긴 서정적인 저작 가운데 사랑과 여성을 주제로 한 2권의 책이 처음으로 번역됐다. 1859년과 1860년 잇달아 내놓은 ‘여자의 사랑’과 ‘여자의 삶’(이상 정진국 옮김, 글항아리 펴냄)이다.
저자는 여자의 생리학적 특성과 정서적인 요소들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자만의 고유한 특징이 무엇이고, 왜 그것이 위대한 사랑의 원천이 되는지를 다각도로 살핀다. 처음 구상부터 완성까지 25년이 걸린 이 책들은 당시 소설에 빠져 지내던 여성 독자들을 매료시키며 역사 교양서에 대한 붐을 일으켰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고리타분한 내용들이 적지 않다. ‘여자는 출산을 하니까 일을 하지 말고 남자가 두 사람 몫을 벌어야 한다.’거나 ‘여자는 정착과 사랑을 원한다.’ 또는 ‘여자에게 가장 고약한 운명은 혼자 사는 것이다.’ 등 여성을 가정과 모성의 틀에 가두려는 한계가 어쩔 수 없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여성을 역사적, 사회적으로 분석하려는 시도가 거의 없었던 당대 현실을 감안하면 이 책들에선 역사속에서 이해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했던 여인들에 대한 남다른 연민이 느껴진다. ‘이 세계는 여자의 힘으로 살아갑니다. 여자는 모든 문명을 만드는 두 가지 요소를 내놓습니다.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말입니다.’(‘여자의 삶’ 중에서) 각권 1만 6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9-07-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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