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전설의 고향’·MBC ‘혼’ 납량특집 대결
언제부터인가 납량특집 드라마는 안방극장에서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스크린의 공포물이 해를 거듭할 수록 날을 시퍼렇게 세우고, 핏빛으로 물들어가는 것에 반해 표현의 제약이 있는 안방극장은 이를 따라잡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허나 올 여름 시청자들은 납량 공포물의 뜨거운 맞대결로 안방에서도 이열치열의 서늘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지난해 9년 만에 국내 대표 공포 브랜드인 ‘전설의 고향’을 부활시킨 KBS가 올해도 ‘전설의 고향’을 8회 시리즈로 준비하고 있다. MBC도 14년 만에 10부작 납량특집 미니시리즈 ‘혼’(10회)을 방영할 예정이다. 두 드라마 모두 8월 초에 전파를 탄다. ‘전설의 고향’이 월화 미니시리즈, ‘혼’이 수목 미니시리즈여서 정면대결은 아니지만 고전물과 현대물의 겨루기라 구미를 돋운다.
KBS는 ‘전설의 고향’을 시즌제 드라마로 만들 요량이다. 지난해에는 컴퓨터그래픽(CG)과 업그레이드된 분장술로 현대적인 감각의 내용물을 선보여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렸다. 다만 공포감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올해는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공포감을 좀더 가미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MBC가 1994년 심은하 주연의 ‘M’과 1995년 이승연 주연의 ‘거미’ 이후 내놓는 ‘혼’은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혼이 빙의된 여고생을 이용해 악을 응징하던 범죄 프로파일러가 결국 악마가 된다는 이야기다. 이서진이 프로파일러 신류 역을 맡아 사극 ‘이산’ 이후 1년여 만에 안방극장으로 복귀하고, 치열한 오디션 경쟁을 뚫고 선발된 임주은이 여고생 윤하나 역할을 맡았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9-06-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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