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치료는 반쪽짜리 치료 나머지 채워줄 해답은 종교”

“심리치료는 반쪽짜리 치료 나머지 채워줄 해답은 종교”

입력 2009-05-20 00:00
수정 2009-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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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치료’ 이만홍 전 연세대 교수

정신분석학의 비조 프로이트(S. Freud·1856~1939)는 종교를 정신병의 일종으로 분류했다. 최근 흐름이 바뀌고는 있다지만 여전히 정신의학의 근간은 프로이트. 그런 상황에서 정신의학과 종교를 화합시킨다는 게 가능한 이야기일까?

●‘아스피린과 기도’ 개정판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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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홍 전 연세대 교수
이만홍 전 연세대 교수
정신과 의사 이만홍(61) 전 연세대 교수의 고민도 그렇게 시작됐고 ‘물론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근 영성(靈性)치료 안내서 ‘아스피린과 기도’(로뎀 펴냄) 개정판을 내고 한창 바쁘다는 그를 찾았다. 서울 신촌의 한 북카페에서 만났다.

“정신의학 공부를 위해 종교라는 인류의 자산을 부정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내 인생철학을 만들어준 게 종교인데, 환자 앞에서는 그런 말을 절대로 할 수가 없었어요.”

이 교수가 정신의학에 몸 담은 것은 30여년 전. 그러나 어릴 적부터 이미 기독교 신앙을 가진 그가 일 때문에 믿음을 부정한다는 건 어려웠다. 하지만 회의감은 다른 곳에서 찾아왔다. 믿음까지 포기하며 배워도 정신분석에 입각한 심리치료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심리치료가 병리는 치료해도 그 다음을 제시하지는 못해요. 반쪽짜리 치료죠.”라는 그. 나머지 반쪽을 채워줄 답이 바로 종교였다.

이 교수는 곧 둘을 화합시킬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비슷한 생각이던 동료들도 여기에 참여했다. 토의 그룹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지금 ‘영성치유연구소’의 전신이 됐다. 그리고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바로 ‘영성치료’였다.

●심리치료에 영성지도 결합

“영성치료는 정신의학의 심리치료와 기독교 전통의 영성지도가 결합된 것입니다. 일정수준까지는 약물처방 등 의학적 치료를 하다가 자아틀이 안정되면 영성지도에 들어가죠. 환자와 함께 기도하거나, 신의 이미지를 묻는 방법으로 전인적인 치료를 하는 겁니다.”

반응은 만점이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이로뎀 클리닉’에도 하루 30~40명이 왔다 간다. 대부분 기독교 신자이지만 다른 종교 신자가 올 때는 또 다른 방법을 적용한다고 한다. 그는 “영성치료는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절대 좋은 효과가 날 수 없다.”고 한다.

주로 우울증 환자들이 그를 찾는다. “현대사회는 공감이 단절된 사회라 화려한 중에도 모두 외롭다.”라는 이 교수. 그 역시 심한 우울증을 겪었고 3년간의 묵상기도로 이것을 이겨냈기에 영성치료에 더 자신이 있다고 한다.

그는 “과학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마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환자가 하나의 인간으로 다시 일어나고 자기구현의 길을 가도록 제시하는 건 종교뿐”이라고 단언한다.

그런 그에게 ‘종파는 껍데기일 뿐’이다. 그는 “하느님 뜻으로 세상과 만난다는 건 같은 이치이며, 종교들도 역시 인간의 한계를 인식하고 바른 길을 찾고자 하는 데서 다르지 않다.”고 했다. 앞으로도 이 둘의 결합을 위해 애쓸 예정이다. 새 책도 준비하고 있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회도 곧 열 계획이다.

글 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2009-05-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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