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열린 선원’ 3주년 맞은 괴짜스님 법현

태고종 ‘열린 선원’ 3주년 맞은 괴짜스님 법현

입력 2008-06-05 00:00
수정 2008-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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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벼슬보다 못한 중 벼슬이라면서도 자리를 탐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들이 많다.’(법현 스님 산문집 ‘부루나의 노래’ 중에서) 태고종 교류협력실장 법현 스님은 불교계에선 좀 별난 사람이다. 중앙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불교에 귀의한 뒤 일찍부터 레크리에이션을 통한 대중포교에 나서며 승속, 종교를 가르지 않는 오지랖으로 해서 ‘마당발 스님’으로 통한다. 별명만큼이나 태고종 안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불교종단이며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민족종교 인사도 폭넓게 교유해 ‘열린 스님’으로 불리기도 한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 허름한 상가 3층의 열린선원은 ‘괴짜 스님’ 법현의 마음과 열성이 담긴, 불교계의 흔치 않은 시장속 포교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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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현 스님
법현 스님
법현 스님이 선원장으로 ‘저잣거리 포교’를 내걸어 시장 상인이며 손님들과 허물없이 함께 하기를 벌써 3년째.6일 개원 3주년을 맞아 조촐한 행사를 갖는다고 한다.

“나름대로 정성들여 시장 대중과 만나왔는데…부족한 게 많아요. 역촌중앙시장을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가 애환도 듣고 아픔도 나누어야지요.”

법현 스님은 “지난 3년 포교에서 이룬 것보다는 모자란 게 더 많다.”고 소감을 말한다. 하지만 시장 일대에서 열린선원은 이미 명소가 되어 있다.

개원 후 줄곧 진행해온 3∼6개월 과정의 열린불교아카데미 수료자만 해도 150명. 불교 기초교리와 사찰예절,1박2일 코스의 템플스테이 과정을 거쳐야만 수계할 수 있어 조금은 까다로운 강좌이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지방에서도 찾아 오는 이가 적지 않다. 불교 교리공부는 엄하지만 선원의 문은 늘상 열려 있다. 성탄절·초파일 법회를 비롯해 빈번히 열리는 일반 법회 때도 기독교 인사들의 모습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선원을 찾아왔다가 ‘무슨 절이 이러냐.’며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았어요. 조용한 곳에서 수행만 하는 줄 알았던 스님과 불교가 치열한 삶의 현장으로 나왔으니 생뚱맞았겠지요.”

발길을 돌리는 상인들과 손님들을 설득하며 달래 선원으로 찾아들게 하기까지 고충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원 이후 시장 경기회복을 기원하는 재래시장 활성화 천도재를 봄 가을 두차례씩 꼬박꼬박 지냈다고 한다. 명절 때 술 대신 차 올리기 운동도 열린 선원이 줄기차게 펴온 운동. 이 ‘차 올리기’ 운동은 불교계뿐만 아니라 일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도들이 법호나 법명을 받을 때 여성 불자는 석 자를 쓰지만 이곳에선 모두 두 글자로 짓는다. 남녀를 가르지 않는 평등의 뜻에서란다. 법회며 천도재 때 신도들이 형편상 성의껏 보시하는 것도 여느 곳과는 다르다.

“불교는 부처님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진리와 서있는 자기자신에만 의지한다는 특성을 갖지요. 바로 법등명 자등명(法燈明 自燈明)입니다. 그러러면 의식부터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스님의 도움 없이 신도들이 스스로 불교의식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스님은 출생부터 죽음 이후까지의 평생의례와 불교경전, 찬불가 등 불교의식을 하나로 묶는 법요집을 우선 만들겠다고 한다. 법당과 복도 공간을 활용해 대장경이며 불교사전, 수행·의식서들을 비치한 작은도서관을 단독공간으로 확장할 계획도 갖고있다.

6일 3주년 기념행사에선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의 초청법문에 이어 소프라노 권혜준, 국악인 한계명·한인식, 니르바나오케스트라 단원인 강현진씨 등의 노래와 연주가 있을 예정. 예수도원 김진 목사와 한신대 채수일 교수를 비롯한 개신교 인사 10여명도 자리를 함께 한단다.(02)368-4720.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8-06-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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