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에 절했다’고 목사교수 재임용 거부한 대학 패소 판결 ‘종교 다원주의 승리’ 신호인가

‘불상에 절했다’고 목사교수 재임용 거부한 대학 패소 판결 ‘종교 다원주의 승리’ 신호인가

입력 2007-08-02 00:00
수정 2007-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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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다원주의의 승리?’

강남대 이찬수(45·목사) 교수의 재임용을 둘러싼 강남대­교육부간 소송과 관련,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27일 강남대에 원고패소 판결을 내리자 개신교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봉사단 피랍사건’이후 한국 개신교계 안팎에서 이른바 ‘공격적 배타적 선교’에 대한 지적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003년 10월 당시 강남대에서 교양필수과목(‘기독교와 한국사회’) 강의를 맡고 있던 이 교수가 목사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사찰에서 불상에 절을 했다는 이유로 2006년 학교측으로부터 재임용을 거부당했던 것.

교육부가 “이 교수에 대한 강남대의 재임용 거부는 심리 불합리로 강남대의 재임용 거부를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강남대가 2006년 7월 “사립학교는 창학이념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1년 만에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이 교수에 대한 재임용 거부 사태 이후 인권실천시민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 35개 종교 관련학회와 연구소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한국 개신교의 배타성과 사립학교 교원 지위의 불안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라며 이 교수의 복직운동을 벌여 왔다.

판결이 나온 직후 이들 대책위는 “이화여대, 감신대, 성공회대 등에서 강의를 해왔고, 종교문화연구원을 창립해 종교간 소통운동을 벌여 왔던 이 교수가 사회적 정당성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며 사학에서 종교적 이유로 갈등을 빚어 계류 중인 다른 소송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경북 포항 D중학교에서 종교적 이유로 인한 교사 징계를 둘러싸고 소송이 진행 중이고 경기도 B학원 소속 3개 중고교에서는 교원 채용과정의 부당함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대광고 재학 시절 학내 종교 강요를 문제삼았던 강의석(서울대 3년)군이 서울시교육청과 대광고를 상대로 진행 중인 종교자유침해 손해배상 소송 1심 공판도 이달말 있을 예정이다.

손상훈(39)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국장은 “건학이념을 이유로 열린 사상과 의식을 가진 종교 학자를 부당해직(재임용탈락)한 종교사학에 대해 개선을 독려한 전향적인 사례”라며 “최근 아프간 피랍 사건과 맞물린 여론을 감안하더라도 파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교계에서는 강남대가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었던 점을 볼 때 곧바로 이 교수의 복직 조치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찬수 교수는 이와 관련, “초교파적 정신에 따라 포용적인 입장의 중앙신학교로 출발했던 사학이 급격히 보수 기독교 이념으로 돌아서면서 낳은 파행”이라며 “자기우월적 자세와 배타적 신앙구조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아프간 피랍사태와 맞닿아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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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2007-08-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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