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詩튜디오’

라디오 ‘詩튜디오’

박홍환 기자
입력 2007-03-23 00:00
수정 2007-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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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오후 5시30분, 서울 여의도 MBC 라디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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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오른쪽)시인이 MBC 라디오 ‘조영남과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에서 조영남(왼쪽)씨 등과 청취자들이 보내온 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이재무(오른쪽)시인이 MBC 라디오 ‘조영남과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에서 조영남(왼쪽)씨 등과 청취자들이 보내온 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가수 조영남씨와 방송인 최유라씨가 갑자기 한마디씩 던진다. 조씨는 특유의 완급이 강조되는 목소리로, 최씨는 들뜬 고음으로.

“요즘 뜨는 시인 오셨습니다.”

시인 이재무(49)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인은 매일 오후 4∼6시 전파를 타는 MBC 라디오 ‘조영남, 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에 매주 화요일 고정출연한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주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석달이 넘었다.

그가 맡은 코너는 ‘시인의 계절’. 청취자들이 보내온 시 가운데 가려뽑은 2∼3편을 전화연결한 창작자가 낭독하면 정제된 시적 언어로 다듬어주고, 덧붙여 인생상담까지 해준다.

이 시인은 시단에서도 유명한 ‘구라’여서 진지했던 시적 정경은 금세 웃음판으로 바뀌곤 한다. 그럴 때 조씨는 뜬금없이 “시는 날아갔습니다.”라고 한마디씩 거든다.

당초 이 코너의 기획은 “청취자들에게 시집을 만들어 주자.”는 데서 출발했다. 말라 비틀어질대로 메마른 우리 사회를 치유할 방편으로 제작진은 시를 택한 것이다.

반응은 매우 뜨겁다.

매주 수백편이 홈페이지에 올라온다. 이 시인 팬까지 생겨 제작진은 봄개편 때도 이 코너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시와 라디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문학과 매체가 ‘찰떡궁합’이 된 까닭은 오롯이 이 시인 덕이다.

시를 불러낸 것은 라디오였지만 그 시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그였다.

사랑을 주제로 한 시를 써보내며 사랑을 애타게 찾아나선 30대 초반의 여성 청취자에게 그는 “사랑과 감기는 면역이 없다.”면서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에 거부하지 말고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지난 1983년 ‘삶의 문학’에 ‘귀를 후빈다’를 발표하며 등단한 이 시인은 ‘시간의 그물’ ‘온다던 사람 오지 않고’ ‘벌초’ ‘푸른고집’ 등 7권의 시집을 냈다. 난고문학상(2002년), 윤동주상(2006년) 등을 받았다.

이 시인은 “무엇보다 눈높이를 맞추는 시인이 되려고 노력한다.”면서 “우리 시대에 시가 살아있음을 방송을 통해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2007-03-23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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