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의 문화재 파괴 막은 아프간人

탈레반의 문화재 파괴 막은 아프간人

한준규 기자
입력 2007-02-26 00:00
수정 2007-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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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세계 최고의 불상 바미얀 석불이 ‘우상숭배’라는 이유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의해 무참히 파괴된 사건은 아직도 우리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탈레반 정권에 의한 문화재 파괴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수많은 그림과 조각상들이 허무하게 사라졌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생명체를 소재로 한 문화재에 강한 거부감을 보인다. 하지만 자신의 목숨보다 문화재를 먼저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이들도 있다. 케이블·위성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은 전쟁과 테러로 얼룩진 인류 문화유산의 보고 아프가니스탄을 찾아가 문화재를 복구하고 발굴하는 고고학자들의 노력을 그린 특별기획 ‘천년의 비밀-사라진 불상’을 26일 오후 8시에 방송한다.

‘왕성 동북쪽 산 귀퉁이에 높이 140∼150척이나 되는 입불(立佛) 석상이 있는데, 금빛으로 번쩍이며 보식(寶飾)이 빛나고 있다.’서기 632년경 신성한 불경을 찾아 험난한 여행을 하던 현장 법사는 바미얀 계곡에 펼쳐진 석불의 아름다움을 목격하고 `대당서역기´에 이렇게 적었다.

하지만 경탄의 대상이던 세계 최고의 불상 바미얀 석불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에 의해 무참히 파괴됐다. 무려 1500년이나 된 이 위대한 문화유산이 ‘우상숭배’라는 이유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 이를 지켜본 전세계인은 깊은 탄식에 빠졌다. 2004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이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했다. 바로 탈레반 통치기간 중 파괴되거나 도난당한 것으로 여겨졌던 박트리아 시대 2만 2000여 점의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유물들을 지켜낸 것은 이름없는 박물관 직원이었다는 사실. 이들은 전쟁으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화장지나 신문지로 싼 뒤 나무상자에 넣어 정부청사 지하실 등에 감췄고, 모진 고문에도 불구하고 비밀을 지키며 문화재를 수호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발굴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오롯이 담았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07-02-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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