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대와 멜로의 조합. 한국의 대표적 작가 황석영과 문제적 감독 임상수의 만남. 지진희와 염정아라는 검증된 남녀 배우의 호흡.
이런 저런 얘깃거리들로 화제가 됐던 영화 ‘오래된 정원’이다.
1980년대 군부독재를 배경으로 운동권 청년 현우(지진희)와 미술교사 윤희(염정아)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린 영화는 원작 소설의 인기로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시대상황이라는 비탈에서 미끄러진 듯한 그들의 사랑에서,17년의 단절과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절절함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당국의 수배를 받아 속칭 ‘도바리’ 생활을 하던 현우는 윤희를 소개받아 함께 숨어 지내게 된다. 산골집에서 평화롭던 그들의 일상은 동지들이 모두 붙잡혀 갔다는 소식에 죄의식을 느낀 현우가 짐을 싸면서 깨진다. 윤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간 현우는 체포되고 6개월의 짧은 만남을 끝으로 둘은 영영 만나지 못한다.17년만에 출옥한 현우는 윤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래된 정원’이었던 둘이 살던 옛집을 찾아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자기만 행복하면 나쁜 놈이 되는 시대’에 그래도 사랑은 했어야 했겠지만, 살벌한 시국은 아름다운 느티나무와 강물처럼 하나의 배경으로만 구실할 뿐이다.
80년대를 살아온 많은 사람들에게 체험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던 광주항쟁의 한 단면이나 대규모 시위장면을 생생히 묘사해 냈다. 불과 얼마 되지도 않은 과거를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는 ‘주의환기’와 ‘자책’을 불러일으키는 미덕은 충분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이런 저런 얘깃거리들로 화제가 됐던 영화 ‘오래된 정원’이다.
1980년대 군부독재를 배경으로 운동권 청년 현우(지진희)와 미술교사 윤희(염정아)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린 영화는 원작 소설의 인기로 많은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시대상황이라는 비탈에서 미끄러진 듯한 그들의 사랑에서,17년의 단절과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절절함이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당국의 수배를 받아 속칭 ‘도바리’ 생활을 하던 현우는 윤희를 소개받아 함께 숨어 지내게 된다. 산골집에서 평화롭던 그들의 일상은 동지들이 모두 붙잡혀 갔다는 소식에 죄의식을 느낀 현우가 짐을 싸면서 깨진다. 윤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간 현우는 체포되고 6개월의 짧은 만남을 끝으로 둘은 영영 만나지 못한다.17년만에 출옥한 현우는 윤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래된 정원’이었던 둘이 살던 옛집을 찾아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다.
‘자기만 행복하면 나쁜 놈이 되는 시대’에 그래도 사랑은 했어야 했겠지만, 살벌한 시국은 아름다운 느티나무와 강물처럼 하나의 배경으로만 구실할 뿐이다.
80년대를 살아온 많은 사람들에게 체험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던 광주항쟁의 한 단면이나 대규모 시위장면을 생생히 묘사해 냈다. 불과 얼마 되지도 않은 과거를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는 ‘주의환기’와 ‘자책’을 불러일으키는 미덕은 충분하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6-12-2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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