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꿰뚫는 눈과 마주하다

마음을 꿰뚫는 눈과 마주하다

임창용 기자
입력 2006-04-10 00:00
수정 2006-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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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화가 파울 클레 첫 기획전 ‘눈으로 마음으로’

스위스 출신의 파울 클레(1879∼1940)는 서양 회화사에서 빠질 수 없는 거장이다. 그는 파블로 피카소의 큐비즘이나 앙리 마티스의 포비즘처럼 하나의 사조를 대표하는 작가가 아님에도 독자적 화풍을 인정받았던, 보기 드문 화가였다.

그는 무려 9100여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대부분 대작보다는 16절지 정도에 아무렇게나 그린 것 같은 드로잉이나 채색화가 대부분이다. 작품 재료도 종이, 삼베, 파스텔, 펜, 판지 등 다양하고 기법도 천차만별이다. 그는 스스로 ‘미술이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듯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과 세계를 마술적이고 환상적인 상징과 형태, 그리고 상세한 드로잉으로 재현했다.

최근 리모델링과 함께 ‘소마미술관’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내 옛 올림픽미술관이 첫 전시로 파울 클레의 국내 첫 기획전 ‘눈으로 마음으로’전을 7일부터 열고 있다.7월5일까지.

사람의 눈을 ‘사물을 보는 눈’과 ‘마음의 눈’으로 구분, 둥그런 얼굴에 하나의 눈만을 크게 그린 작품 ‘눈’(1938), 마치 석가와 예수의 이미지를 합쳐 간결하게 드로잉으로 표현한듯한 석판화 ‘생각에 잠겨 있는 자화상’(1919), 피라미드를 보고 영감을 얻어 삼각형과 사각형을 펜과 수채로 섞어 표현한 ‘피라미드’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후반기 작품으론 유채화가 많다. 격자무늬 위에 간결한 윤곽으로 슬픈 표정의 여인 얼굴을 그린 ‘비탄에 빠짐’(1934), 유령과 다양한 형태의 도형이 다소 칙칙하게 표현된 ‘죽음의 천사’ 등 대부분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를 풍긴다.

클레의 작품은 완전히 추상적이지도, 완전히 형상적이지도 않으면서 고도의 드로잉 기법을 보여준다. 또 색채의 상호 관계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이 읽혀진다. 자신이 보고 읽고 들었던 것을 바탕으로 원초적인 상징과 형태로 창조해내고 있다. 그래서 평론가들은 그의 미술이 시, 음악, 꿈에 가까우며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보고 생각하는 미술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이같은 예술세계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두루 선보인다. 판화 4점, 유화 8점, 수채화 21점, 드로잉 19점 등 60여점이다. 대부분 스위스 베른의 파울 클레 미술관 소장품들이다. 입장료는 성인 1만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02)410-1066.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6-04-1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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