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래동화, 디즈니와 세계속으로

한국전래동화, 디즈니와 세계속으로

홍지민 기자
입력 2005-12-08 00:00
수정 2005-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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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를 키우던 한 사내가 있었다. 그는 가난했지만 나그네에게 호의를 베푼다. 나그네는 답례로 음식이 쏟아져 나오는 요술 구슬을 선물한다. 하지만 사내는 구슬을 잃어버려 상심에 빠진다. 그러자 충성스러운 개와 고양이가 주인을 위해 구슬 찾기에 나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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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듣던 이야기다. 사내를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바꾸고, 나그네를 할아버지가 구해준 용궁 왕자로, 음식이 쏟아지는 요술구슬을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는 푸른 구슬로 치면 영락없이 어릴 때 즐겨듣던 우리의 전래동화다.

개와 고양이의 사이가 나빠진 기원을 그렸다는 이 동화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월트디즈니의 손길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개와 고양이와 구슬’이 디즈니채널(스카이라이프 654번)에서 10일 오후 8시30분 방송된다.

월트디즈니 계열사인 디즈니채널 아시아가 아시아의 전설과 전래동화들을 모아 특유의 이야기 전개 기법과 화려한 캐릭터 등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 빼어난 음악을 버무려 새로 탄생시키고 있는 ‘레전드 오브 링 오브 파이어’ 시리즈의 하나다. 아시아를 공략하기 위한 디즈니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디즈니는 이 시리즈를 만들며 각국 고유의 민속악기를 활용, 각 나라별 민속성이 묻어나도록 세심한 신경을 쓰기도 했다.‘개와 고양이와 구슬’도 장구, 징, 거문고 등 전통악기로 농악풍 배경음악을 깔았다.

우리 전래동화가 디즈니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는 지난 2003년 ‘우렁각시’ 이후 두 번째. 한국 문화, 특히 전래동화가 국내는 물론 세계로 전파를 타게 된다는 사실 때문에 흥미를 끈다. 하지만 세세한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러닝타임이 5분에 불과할 정도로 짧고, 옛날 우리 모습이 왜곡 없이 그림에 정밀하게 녹아들지도 궁금하다. 또 채널 자체 한계이지만 국내 방송에서도 영어 더빙에 한글 자막을 사용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5-12-0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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