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와 ‘역도산’. 올해 한국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대작들이다. 근현대사와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들이 유독 많았던 올 영화계 트렌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실미도’를 제외하고 대다수 영화들이 비평과 흥행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류는 꺾일 줄 모른다.
당장 내년에만 근현대사의 비극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열대여섯편에 이를 전망. 노근리 사건,10·26,5·18, 삼청교육대, 언론통폐합 등 다뤄지는 과거사도 다양하다.
영화계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현대사는 5·18민주화운동. 현재 3편의 영화가 동시에 기획 중이다.‘이재수의 난’ ‘전태일’ 등을 제작했던 기획시대는 당시 시민군의 대변인이자 지도부 홍보부장이었던 고 윤상원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고, 호엔터테인먼트는 광주항쟁 당시 시민 자치의 유토피아를 다룬 ‘광주’를 제작하고 있다.5·18기념재단에서도 제작비 100억원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추진 중이다.
80년대 삼청교육대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도 나온다. 엔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삼청교육대’는 순화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됐던 인권유린의 현장을 고발하는 영화.‘테러리스트’ ‘김의 전쟁’을 연출한 김영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강철웅 대표는 “삼청교육대의 실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도 80년 언론통폐합을 다룬 ‘TBC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제작사 마술피리),88년 탈옥수 지강헌의 인질극을 소재로 한 김의석 감독의 ‘홀리데이’(현진시네마),75년 최초의 연쇄살인범 김대두를 극화한 ‘살인마 김대두’(필마픽쳐스),70년대 중반 무등산 빈민들의 영웅으로 알려진 박흥숙을 다룬 ‘무등산 타잔, 박흥숙’(백상시네마), 일본의 진주만 공습계획을 미리 알아낸 한국인 최초의 이중 첩보원 한길수의 이야기 ‘파일명 Haan’(트라이엄프픽쳐스) 등이 촬영 중이거나 기획 단계에 있다.
최근 10·26사건을 블랙코미디식으로 그린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촬영을 마친 강제규&명필름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폭로하는 ‘노근리 다리’와 일제시대 공산주의 혁명가 김산의 일대기인 ‘아리랑’까지 일련의 근현대사 영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심재명 대표는 “우리 현대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격렬하고, 드라마틱하다는 점에서 늘 영화 창작자들의 관심권안에 있었다.”면서 “검열에서 자유로워졌고, 관객들의 기대치도 높아지면서 한국 영화가 과거 금기시됐던 소재들을 다루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실미도’와 ‘태극기휘날리며’의 흥행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과거의 잊혀진 근현대사가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미도’가 입증한 셈”이라면서 “새로운 유형의 영화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아무래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경향이 큰 만큼 당분간 한국 영화계에서 근현대사물과 실존 인물 영화붐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당장 내년에만 근현대사의 비극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열대여섯편에 이를 전망. 노근리 사건,10·26,5·18, 삼청교육대, 언론통폐합 등 다뤄지는 과거사도 다양하다.
영화계가 가장 관심을 보이는 현대사는 5·18민주화운동. 현재 3편의 영화가 동시에 기획 중이다.‘이재수의 난’ ‘전태일’ 등을 제작했던 기획시대는 당시 시민군의 대변인이자 지도부 홍보부장이었던 고 윤상원씨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고, 호엔터테인먼트는 광주항쟁 당시 시민 자치의 유토피아를 다룬 ‘광주’를 제작하고 있다.5·18기념재단에서도 제작비 100억원의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추진 중이다.
80년대 삼청교육대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도 나온다. 엔이오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삼청교육대’는 순화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자행됐던 인권유린의 현장을 고발하는 영화.‘테러리스트’ ‘김의 전쟁’을 연출한 김영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 강철웅 대표는 “삼청교육대의 실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7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도 80년 언론통폐합을 다룬 ‘TBC가족여러분, 안녕하세요’(제작사 마술피리),88년 탈옥수 지강헌의 인질극을 소재로 한 김의석 감독의 ‘홀리데이’(현진시네마),75년 최초의 연쇄살인범 김대두를 극화한 ‘살인마 김대두’(필마픽쳐스),70년대 중반 무등산 빈민들의 영웅으로 알려진 박흥숙을 다룬 ‘무등산 타잔, 박흥숙’(백상시네마), 일본의 진주만 공습계획을 미리 알아낸 한국인 최초의 이중 첩보원 한길수의 이야기 ‘파일명 Haan’(트라이엄프픽쳐스) 등이 촬영 중이거나 기획 단계에 있다.
최근 10·26사건을 블랙코미디식으로 그린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촬영을 마친 강제규&명필름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을 폭로하는 ‘노근리 다리’와 일제시대 공산주의 혁명가 김산의 일대기인 ‘아리랑’까지 일련의 근현대사 영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심재명 대표는 “우리 현대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격렬하고, 드라마틱하다는 점에서 늘 영화 창작자들의 관심권안에 있었다.”면서 “검열에서 자유로워졌고, 관객들의 기대치도 높아지면서 한국 영화가 과거 금기시됐던 소재들을 다루는 데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실미도’와 ‘태극기휘날리며’의 흥행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과거의 잊혀진 근현대사가 관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미도’가 입증한 셈”이라면서 “새로운 유형의 영화들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아무래도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경향이 큰 만큼 당분간 한국 영화계에서 근현대사물과 실존 인물 영화붐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4-12-2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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