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달걀 살때 항생제 과다사용 따져보세요

[환경엄마 김순영의 건강한 밥상] 달걀 살때 항생제 과다사용 따져보세요

입력 2004-11-15 00:00
수정 2004-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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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식성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도 있다. 바로 달걀이다. 예전에 달걀말이는 도시락 반찬으로 최고였고, 어쩌다 식탁 위로 달걀 프라이라도 오르면 그렇게 식탁이 풍성해 보일 수가 없었다. 그건 요즘 아이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아무리 고기나 인스턴트 식품이 넘쳐나도 그 와중에서 달걀만은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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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흔히 ‘완전식품’이라고 불린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단백질은 많으면서 칼로리는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육환경이 좋고, 영양 과잉섭취 걱정이 없었던 옛날에나 해당되는 말이 돼버렸다. 오염된 먹거리 환경은 달걀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료가 문제다.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달걀은 대부분 수입 사료를 먹은 닭으로부터 생산된 것이다. 수입 사료의 경우 유전자 조작식품이 함유된 콩깻묵이나 옥수수를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노른자 색깔을 진하게 하기 위해서 난황 착색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외에 항생제, 성장촉진제, 산란촉진제, 신경안정제 등 각종 첨가물을 일반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사육환경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양계장은 24시간 전등이 켜져 있고, 숨이 막히도록 빽빽하게 닭을 사육한다. 그런 곳에서 ‘달걀을 낳는 기계’가 되어버린 닭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럴수록 약해지고 전염병 감염도 쉽기 때문에 더 많은 항생제와 살균소독제를 뿌리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런 사료와 사육환경의 문제는 달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모든 영양물질이 젖과 알에 모이듯, 모든 유해물질 역시 젖과 알에 가장 많이 농축되는 법이다.

또 한편, 달걀은 일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일본에서 생후 0∼6개월 된 소아를 대상으로 알레르기 빈도를 조사한 결과, 달걀이 5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우유(34%), 밀가루(2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까닭에 아토피 피부염 등을 앓고 있는 아이라면 달걀을 먹일 때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다.

달걀을 먹더라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닭이 낳은 달걀이냐.’의 여부다. 유기농 매장에서는 풀이나 곡물 등 좋은 사료를 먹고 비교적 좋은 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을 판매한다.

무정란보다는 유정란을 먹는 게 좋다. 무정란과 유정란의 영양 차이가 있느냐, 없느냐는 아직 논란이 있다. 그러나 영양학적인 차이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대체로 유정란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생산된 달걀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 유정란은 일반 양계 조건과 똑같이 기르면서 인공으로 정자만 주입해서 생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유정란이라는 상표보다는 건강한 환경에서 생산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유정란과 무정란 구별하는 방법은 쉽다. 손으로 달걀을 돌려보아 잘 돌아가지 않는 것이 유정란이며, 빙글빙글 잘 돌아가는 것이 무정란이다. 또 소금물에 넣어 밑으로 가라앉으면 유정란이고, 수면으로 뜨면 무정란이다.

이는 유정란에는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활동성이 높아 가라앉는 것이며, 반대로 무정란은 생명력이 정지되어 있어 뜨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달걀은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일본에서 성인 남녀 1만 명을 대상으로 14년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달걀을 하루에 2개 이상 먹었을 때 사망률이 2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기도 했다.1주일에 1∼2개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하루 1개 정도는 괜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루에 너무 많은 양의 달걀을 먹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특히 아토피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요리를 하더라도 프라이보다는 찜이나 조림이 낫다. 되도록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찜을 할 때는 센 불에 2분 정도 끓이다가 약한 불에 약 15분간 찌면 구멍이 생기지 않게 조리할 수 있다.

혹시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 습관적으로 달걀요리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 돌아볼 필요도 있다. 바른 먹거리로 식탁을 채우려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부터 체크해 봐야 할 것이다.
2004-11-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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