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마거릿 스타버드 지음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마거릿 스타버드 지음

입력 2004-08-07 00:00
수정 2004-08-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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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그의 신부 막달라 마리아는 결혼을 했고,그 사이에 딸 사라가 잉태됐다.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자 막달라 마리아는 이집트로 도망쳐 딸을 낳은 뒤 다시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으로 옮겨갔다.가톨릭계는 이런 사실을 철저히 은폐하고 억압했지만,이에 반발하는 ‘이단’의 목소리는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성배와 잃어버린 장미’(임경아 옮김,루비박스 펴냄)의 저자 마거릿 스타버드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기독교에서 성가족의 순결은 일종의 신성불가침의 진리.그런 만큼 성가족의 성적 정체성을 언급하는 것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일이다.하지만 미국의 여성 가톨릭 학자인 저자는 이런 기독교권의 가르침과 전통에 정면으로 맞서 ‘신에 대한 불경’을 감행한다.복음서에 대한 이단적 해석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종교,중세사회,예술,문학,상징 등을 고리로 9년 동안 이설(異說) 연구에 매달렸다.

고대엔 신성한 왕에게 기름을 붓는 것은 왕족 신부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었는데,요한복음에 기록된 기름 붓는 여인(신부)은 바로 막달라 마리아였다는 게 저자의 견해.머리에 기름을 붓는 행위엔 성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는 주장도 편다.남근의 상징인 머리에 기름을 붓는 사람은 여신의 대리자인 왕족 여사제로,이는 예수의 생애를 기록한 사건 중에서 에로스를 가장 생생하게 표현한 사례라는 것이다.

저자는 물론 “예수가 결혼했다거나 막달라 마리아가 그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증명할 확실한 방법은 없다.”고 한계를 인정한다.그러나 교회의 가르침이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마리아가 독생자의 동정녀 어머니가 되는 것은 아니라며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 그들에게 진정한 영광을 돌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저자의 고백처럼 일정한 한계가 있지만 극도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 그의 주장은 용기있는 탐구로 평가할 만하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4-08-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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