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속공예에 관심이 많았던 일본의 미술평론가 야나기 무네요시는 조선의 공예에 대해 “인공(人工) 이후,인간 이전의 미”라고 했다.조선인이 이룩해놓은 공예미가 자연의 미와 같다는 최고의 찬사를 보낸 것이다.
한국인의 순수한 미의식이 가장 정직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 바로 전통민속공예다.그러나 서양 문물에 밀려 자칫 소홀히 취급되기 쉬운 게 또한 전통공예다.
1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관훈동 고미술품전문전시관 고도사에서 열리는 ‘옛 사람 솜씨전’은 우리의 독특한 생활용구인 소반과 조각보를 통해 한국인의 전통 미의식을 오롯이 보여주는 색다른 전시다.
전통공예품은 오랜 세월에 걸쳐 필요에 따라 생긴 물건이며 많은 사람들의 솜씨와 지혜로 다듬어진 예술품이다.그런 만큼 실용에 충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련된 구조미를 중시한다.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소반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품격을 자랑하는 해주반(海州盤) 60여점이 선보인다.소반은 다리와 판으로 이뤄진다.소반에는 생김새와 만든 고장의 이름,용도 등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이 붙는다.직사각형으로 생긴 것은 책상반,다리 밑 발 부분을 호랑이 발 같이 조각한 것은 호족반,제사음식을 나눠 돌릴 때 쓰는 소반은 엄족반(掩足盤)이라 불린다.
해주반은 황해도 해주에서 만든 소반을 가리키는 말.통영반·나주반·안주반·충주반 등도 마찬가지로 산지 이름을 따 붙인 것이다.
이중 ‘소반의 꽃’으로 불리는 해주반은 다리가 모두 직선으로,판다리에 완자무늬·풀잎무늬·박쥐무늬 등을 투각한 점이 눈에 띈다.판각(板脚,판다리)과 풍혈(風穴,가로 돌아가며 잘게 새긴 꾸밈새)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는 것 또한 해주반의 특징이다.
조각보는 색색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보자기.전통보자기는 사용 계층에 따라 궁중에서 사용된 궁보와 민간에서 쓰던 민보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보아온 기하학적 패턴의 누비보를 비롯해 바탕천에 식지(食紙,기름종이)를 댄 식지보,솜을 두고 안감을 덧댄 솜보 등 종류가 다양하다.이번 전시에는 200여점의 옛 조각보가 소개된다.
벽에 걸면 반듯한 태피스트리가 되고 커튼으로 사용하면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장식창이 되는 조각보.실용성과 장식성을 아울러 지닌 조각보는 한 폭의 추상화라 할 만하다.한국인의 색채감각과 조형미학을 찬찬히 살필 수 있는 자리이다.(02)735-5815.
김종면기자 jmkim@˝
한국인의 순수한 미의식이 가장 정직하게 드러나 있는 것이 바로 전통민속공예다.그러나 서양 문물에 밀려 자칫 소홀히 취급되기 쉬운 게 또한 전통공예다.
1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관훈동 고미술품전문전시관 고도사에서 열리는 ‘옛 사람 솜씨전’은 우리의 독특한 생활용구인 소반과 조각보를 통해 한국인의 전통 미의식을 오롯이 보여주는 색다른 전시다.
전통공예품은 오랜 세월에 걸쳐 필요에 따라 생긴 물건이며 많은 사람들의 솜씨와 지혜로 다듬어진 예술품이다.그런 만큼 실용에 충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련된 구조미를 중시한다.이번 전시에서는 우리나라 소반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 품격을 자랑하는 해주반(海州盤) 60여점이 선보인다.소반은 다리와 판으로 이뤄진다.소반에는 생김새와 만든 고장의 이름,용도 등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이 붙는다.직사각형으로 생긴 것은 책상반,다리 밑 발 부분을 호랑이 발 같이 조각한 것은 호족반,제사음식을 나눠 돌릴 때 쓰는 소반은 엄족반(掩足盤)이라 불린다.
해주반은 황해도 해주에서 만든 소반을 가리키는 말.통영반·나주반·안주반·충주반 등도 마찬가지로 산지 이름을 따 붙인 것이다.
이중 ‘소반의 꽃’으로 불리는 해주반은 다리가 모두 직선으로,판다리에 완자무늬·풀잎무늬·박쥐무늬 등을 투각한 점이 눈에 띈다.판각(板脚,판다리)과 풍혈(風穴,가로 돌아가며 잘게 새긴 꾸밈새)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대칭을 이루는 것 또한 해주반의 특징이다.
조각보는 색색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보자기.전통보자기는 사용 계층에 따라 궁중에서 사용된 궁보와 민간에서 쓰던 민보로 나뉜다.
우리가 흔히 보아온 기하학적 패턴의 누비보를 비롯해 바탕천에 식지(食紙,기름종이)를 댄 식지보,솜을 두고 안감을 덧댄 솜보 등 종류가 다양하다.이번 전시에는 200여점의 옛 조각보가 소개된다.
벽에 걸면 반듯한 태피스트리가 되고 커튼으로 사용하면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장식창이 되는 조각보.실용성과 장식성을 아울러 지닌 조각보는 한 폭의 추상화라 할 만하다.한국인의 색채감각과 조형미학을 찬찬히 살필 수 있는 자리이다.(02)735-5815.
김종면기자 jmkim@˝
2004-02-10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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