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3일 도쿄 총리실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세 번째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3일 오후 스가 요시히데 총리 주재의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유행 상황이 심각한 도쿄도·오사카부·교토부·효고현 등 4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발령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이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대로 방치할 경우 대도시에서의 감염확산이 우려된다”며 긴급사태 재선포 배경을 설명한 뒤 29일부터 내달 5일까지 이어지는 골든위크 기간에 외출과 귀성 등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쿄 등지에 긴급사태가 발효되는 것은 지난달 22일 해제된 후 한 달여 만이다.
긴급사태가 발령되면 술집은 물론 생필품 매장을 제외한 1000㎡ 이상 면적의 대형 상업시설은 모두 영업이 중단된다. 일반 음식점은 주류를 팔아서는 안 되고, 영업시간도 오후 8시까지 단축된다.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각종 이벤트나 모임도 금지된다. 스포츠 행사는 무관중으로 진행되며, 대중교통 막차시간도 앞당겨진다.
일본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21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5000명대를 기록했다. 일본이 긴급사태를 발령한 데는 골든위크 기간에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될 경우 도쿄올림픽을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개최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산케이신문 인터뷰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올림픽과 긴급사태가) 관계 없다고 말했다”면서 “올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지난 21일 “일본의 긴급사태 선언은 황금연휴와 관련이 있을 뿐, 도쿄올림픽과는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하지만 가가와현 나오시마에서 성화 봉송 행사를 위해 교통을 통제하던 경찰관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팬데믹 상황은 안정되지 않고 있다. 이날 새로 확진된 전국 코로나 확진자 수는 5113명으로 2차 긴급사태가 해제된 지난달 22일(815명)의 6배 수준으로 폭증했다. 누적 확진자는 전날 55만 3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9806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