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阿 순방 마치고 귀환하며 “내 등에 칼 꽂는 이들”

프란치스코 교황 阿 순방 마치고 귀환하며 “내 등에 칼 꽂는 이들”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9-11 14:12
업데이트 2019-09-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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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일주일에 걸쳐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0일(현지시간) 안타마나리보를 출발해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귀국 비행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손짓을 동원해 얘기하고 있다. 옆은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주일에 걸쳐 모잠비크,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등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치고 10일(현지시간) 안타마나리보를 출발해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귀국 비행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손짓을 동원해 얘기하고 있다. 옆은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
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재진에게 다소 이례적인 발언을 했다.

교황은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모잠비크 아프리카 세 나라 순방을 마치고 10일(현지시간) 귀환하는 비행기 안에서 미국의 보수주의 교계 지도자들과 TV 채널들, 웹사이트 등에서 비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등에 칼을 꽂는” 일이라며 자신은 가톨릭 교회 안에서의 분열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또 이런 사람들은 “교회가 잘되길 원치 않을 뿐만아니라 교황을 변화시키고 스타일을 바꾸고 분파를 만드는 데만 열중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다른 여러 나라의 일부 가톨릭 지도자들은 교황의 믿음이 흐려졌다며 물러날 때가 됐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특히 환경과 이민 문제에 대해 교황이 이런저런 의견을 표명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며 이혼했거나 재혼한 이들이 영성체(Communion)을 받도록 허용하려는 그의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교황은 이런 일이 가톨릭 역사에 늘 있어왔던 일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고 기원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영적 건강함이 이에 따라 좌우된다”며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밝히며 정치 이데올로기에 오염된 이들이 이런 식으로 자신을 공격한다고 규정했다.

심지어 교황은 전임 요한 바오로 2세가 들었던 “교황이 너무 공산주의적”이란 비난과 같은 얘기들을 듣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털어놓았다. 그 역시 건설적인 비판은 용납할 수 있지만 등에 칼을 꽂고 미소짓는 사람들에게도 그런 일이 용납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비판은 미국에서 뿐만아니라 가톨릭 교회의 집행기구에 해당하는 쿠리아 등 모든 곳에서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2000년의 역사를 지닌 가톨릭 교회에서 이처럼 분파주의로 갈라진 적은 이전에도 많았다. 가장 악명 높은 것이 1054년 동방정교가 로마 가톨릭으로부터 떨어져나간 때였다. 심지어 스스로 교황의 자격을 갖췄다고 주장하는 이가 로마에 대한 충성을 저버리는 일마저 있었다. 1413년 베네딕토 13세를 반대했던 이들이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의 학계 위치를 인정한 것과 1988년 마르셀 르페브레 주교가 교황의 승인을 받지 않고 네 명의 주교를 임명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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