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 없었던 홍콩의 주말… 중국군 개입 맞선 평화 시위

최루탄 없었던 홍콩의 주말… 중국군 개입 맞선 평화 시위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19-08-18 22:22
수정 2019-08-1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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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11주째 송환법 반대 시위

시위대 “우리는 폭력적인 정부와 다르다”
홍콩 정부 “폭력 시위자 법에 따라 응징”
전날 교사 2만여명도 집회 “학생들 지지”
친중 인사들 맞불 시위… 물리적 충돌 없어
中전인대 美겨냥 “내정 문제… 간섭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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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차고 피 흘리는 ‘민주 여신상’
수갑 차고 피 흘리는 ‘민주 여신상’ 홍콩의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18일 빅토리아 공원에 억압된 홍콩의 정치 상황을 상징하는 수갑 찬 ‘민주 여신상’이 세워져 있다.
홍콩 AP 연합뉴스
큰비가 내린 가운데 진행된 18일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는 중국이 무력 개입할 우려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중국 전·현직 수뇌부가 모여 국가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개최된 이번 시위는 중국이 향후 홍콩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홍콩 시민들은 이날 시위 내내 ‘비폭력’, ‘평화 시위’를 강조하며 왜 자신들이 3개월 동안 정부에 맞서 거리로 나오고 있는지 당위성을 호소했다. 이날 오후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주최로 빅토리아 공원 일대에 모인 시위대는 오후 늦게 정부청사로 향하며 자신들을 폭도로 규정한 정부와 과잉진압 논란을 일으킨 경찰을 비판했다. 홍콩 시위가 유혈사태로 번진 책임은 시민들이 아닌 정부에 있다는 의미였다. 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은 “오늘 시위의 가장 우선순위는 평화다. 우리는 (폭력적인) 정부와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전날인 17일 시위도 이날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2만 2000여명의 교사들까지 나서서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고 친중 인사들이 ‘맞불 시위’를 놓기도 했지만 시위대·경찰 간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루탄 없는 토요일 밤이 지나가 홍콩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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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 훈련하는 中무장경찰
진압 훈련하는 中무장경찰 18일 홍콩과 이웃한 중국 광둥성 선전만 경기장에서 중국 무장경찰들이 시위 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선전 AP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일단은 인민해방군 투입과 같은 초강경 대응보다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주말 시위에 앞서 미국 행정부가 잇따라 경고 메시지가 내놓은 것도 중국에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홍콩 사태와 관련해 ‘인도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 가능성을 언급했고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톈안먼 사태를 기억하고 있다”고 강력한 경고장을 날리는 등 미 정계는 최근 홍콩 사태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여 왔다. 다른 세계 주요 국가들도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중국을 재차 압박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고위대표는 17일 성명에서 “자제력을 발휘하고 폭력을 거부하며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한 긴급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홍콩 정부가 향후 더 강력한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폭력 시위자들을 법에 따라 응징할 것”이라며 “특구 정부는 시민의 평화 집회와 자유 표현의 권리를 존중하지만, 대중 집회에 참여하는 인사들이 평화적이고 이성적인 방식으로 견해를 표현하고 폭력을 행사하지 않길 촉구한다”고 성토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주말 내내 홍콩 문제의 인도적 해결을 촉구하는 국제적 여론과 각을 세웠다. 인민일보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미 의회를 겨냥해 “홍콩은 내정 문제이며 외부 세력의 간섭으로 바꿀 수 없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전인대 외사위원회 대변인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을 향해 “이들이 홍콩 경찰의 법 집행을 폭력적인 진압으로 왜곡하는데 이는 법치 정신에 반하는 노골적인 이중 잣대로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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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9-08-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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