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마음 챙기던 스승, 세계인 마음속에 잠들다

타인의 마음 챙기던 스승, 세계인 마음속에 잠들다

이재연 기자
이재연, 황비웅 기자
입력 2022-01-23 21:54
업데이트 2022-01-24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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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생불’ 틱낫한 스님 열반

‘마음챙김’ 세계 평화운동에 영향
文대통령 “가르침 살아 숨쉴 것”
달라이 라마 “의미 있는 삶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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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베트남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거행된 틱낫한 스님의 장례식에서 불교 승려들이 스님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전 세계 반전·평화운동에 영향을 끼쳤고 난민 구제활동, 명상 수행 전파 등에 힘써 온 스님은 지난 21일 95세를 일기로 열반에 들었다. 후에 AFP 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거행된 틱낫한 스님의 장례식에서 불교 승려들이 스님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전 세계 반전·평화운동에 영향을 끼쳤고 난민 구제활동, 명상 수행 전파 등에 힘써 온 스님은 지난 21일 95세를 일기로 열반에 들었다.
후에 AFP 연합뉴스
세계적 불교 지도자이자 평화운동가, 명상가, 밀리언셀러 작가인 틱낫한 스님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반했다. 95세.

AP 및 현지 언론들은 22일 틱낫한 스님이 베트남 중부 도시 후에의 뚜 히에우 사원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그가 프랑스에 세운 불교 명상공동체 플럼빌리지 사원도 스님이 이날 밤 12시 입적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베트남 출신인 틱낫한 스님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함께 ‘세계 4대 생불’, ‘영적 스승’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스님의 족적과 어록, 가르침은 사람들의 실천 속에서 언제나 살아 숨 쉴 것이다.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추모했다. 달라이 라마는 고인의 트위터를 통해 “나의 친구이자 영적 형제”라고 지칭하며 “마음챙김 명상과 자비로움이 내면 안정에 도움을 주고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타인들과 공유해 진실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았다”고 추모했다.

1926년생으로 16세에 출가한 그는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컬럼비아대에서 비교 종교학을 수학하고 강의했다. 참여불교와 명상을 통한 내적 수련 등을 강조하며 세계인을 감명시켰다. 1963년 귀국해 베트남 반전 운동에 참여하다가 남베트남 정부에 추방당한 뒤 주로 프랑스에 거주하며 참여불교 및 ‘마음챙김’ 운동으로 전 세계 반전·평화운동에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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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
틱낫한 스님
1966년 미국 인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만났을 당시 비폭력·평화를 외친 스님에게 감명받은 킹 목사가 이듬해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일화는 유명하다. 베트남 정권의 탄압으로 귀국 길이 막힌 스님은 1973년 프랑스로 장기 망명해 ‘보트피플’로 불린 자국 난민들의 구제활동을 펼치고, 1982년 플럼빌리지를 세우는 등 마음의 평화를 위한 명상 수행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2014년 뇌출혈로 쓰러져 말을 하지 못하게 되자 요양을 해 오다 2018년 영구 귀국했다.

‘화’(Anger),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걷기 명상’ 등 100여종이 넘는 책을 낸 밀리언셀러 작가이기도 한 스님은 간결한 시적 언어로 부처의 가르침을 설파했다. ‘지금, 이 순간’의 인생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던 그는 ‘현재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타인의 모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조언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그 길이다’, ‘살아 있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등 수많은 어록도 남겼다. 장례는 사원에서 1주일간 조용히 치러진다.

이재연 기자
황비웅 기자
2022-01-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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