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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가 이토록 개를 사랑하니, 목동견의 날 국경일로

권력자가 이토록 개를 사랑하니, 목동견의 날 국경일로

임병선 기자
입력 2021-04-26 15:52
업데이트 2021-04-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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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견공들의 우수성을 찬양하기 위해 처음으로 국경일을 지낸 25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가바트에서 우수 알라바이 선발대회 도중 국경수비대원들이 견공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슈가바트 AP 연합뉴스
토종 견공들의 우수성을 찬양하기 위해 처음으로 국경일을 지낸 25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가바트에서 우수 알라바이 선발대회 도중 국경수비대원들이 견공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슈가바트 AP 연합뉴스
최고 권력자가 개들을 그토록 사랑한다더니 이제는 국경일로 쉰다. 중앙아시아에 얼마 남지 않은 독재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 얘기다.

이슬람 국가라 지난 23일(금요일)과 다음날(토요일) 쉬는데 국경일인 25일까지 쉬었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국가의 자부심이자 상징으로 떠받드는 알라바이란 종을 찬양하기 위한 국경일이다. 원래 목장견이었는데 고대 아할 테케란 말 종류와 교배해 나온 종이다. 덩치가 워낙 좋아 세상에서 가장 큰 몸집의 견공으로 여겨지며 몸무게가 80㎏에 이르는 것도 있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애정이 특히 깊다. 문화적으로 높은 수준이란 것을 자랑하는 데 이 견공들을 활용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수도 아슈가바트 한복판에 높이가 6m에 이르는 알라바이 가족을 형상화한 황금 동상이 세워져 대통령이 손수 제막했다. 이 도시에는 대통령이 황금 말에 올라가 호령하는 금상도 여러 군데 들어서 있다.
지난해 아슈가바트에 세워진 알라바이 가족의 황금 동상. 로이터 자료사진
지난해 아슈가바트에 세워진 알라바이 가족의 황금 동상.
로이터 자료사진
이날도 다양한 경축 행사가 수도에서 진행됐다. 역시나 최고 알라바이 선발 대회가 열려 외모나 민첩성 등으로 최고를 가렸다. 국경 수비대에 배치된 견공이 최고의 견공으로 뽑혀 대통령상을 받았다. 시상자는 대통령의 아들인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부총리였다.

2007년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절대 권력자로 군림하며 개인적 취향에 따라 국정을 좌지우지해왔다. 당연히 프리덤 하우스는 투르크메니스탄을 가장 자유가 없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대통령은 우방 지도자들에게 말이나 반려견을 선물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201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선물할 때 어린 알라바이의 목덜미를 휙 잡아 올려 취재진에게 둘러 보여준 뒤 건네 정말로 개들을 사랑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탄을 들었다. 받아든 푸틴 대통령이 훨씬 견공을 아끼는 것처럼 보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201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선물한다면서 어린 알라바이의 목덜미를 잡아 건네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메하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동영상 캡처
2017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선물한다면서 어린 알라바이의 목덜미를 잡아 건네는 구르반굴리 베르디무메하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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