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1년간 비상사태 선포
세 차례 쿠데타 중 두 번 수치 배제 시도‘로힝야족 청소’ 흘라잉 최고사령관 주도
NLD 80% 이상 절대적 지지 얻었지만
치안권 가진 군부·정부 기형적 국정 운영
1년 뒤 총선 한다지만 국민 반발 땐 부담
국경 봉쇄돼 우리 교민 4000명 발 묶여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1일 수도 네피도의 의회 앞에 군 병력이 대기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요인들을 감금한 군부는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군부 성명은 군 출신인 민 스웨 부통령이 서명했다. 앞서 군부는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한 지난해 11월 총선에 대해 야당과 함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쿠데타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새 의회가 개회할 예정이던 이날 새벽 발생한 쿠데타로 미얀마 정국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네피도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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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얀마 총선 투표 결과로만 셈하면 수치의 실각은 설명되지 않지만, 군부가 헌법을 도구로 삼아 문민정부와 권력을 분점해 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불안감은 상존해 왔다. 군부는 2008년 신헌법에 따라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치안 관련 3개 부처를 통제하고 상·하원 의석의 25%를 차지해 왔다. 특히 헌법은 배우자나 자녀가 외국 국적일 경우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을 담았는데, 남편과 아들이 영국 국적인 수치를 겨냥한 것이었다. 사실상 군부와 권력을 분점해 기형적으로 운영된 셈이었다. 그럼에도 지난 총선에서 문민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가 확인되자 위기감을 느낀 군부가 권력 찬탈을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최고사령관.
AFP 연합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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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수치의 입장이라며 “나는 국민을 향해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말고, 항의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미얀마 국경이 봉쇄되고, 영내 모든 공항이 폐쇄되면서 현지 체류 중인 4000여 교민들의 발이 묶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1-02-02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