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편의점서 괴한에 총 맞아… 야당 “국가가 자행한 테러” 비판
권력자를 직접 비판하는 반정부 성향으로 유명한 캄보디아의 정치 평론가 켐 레이(45)가 10일(현지시간) 프놈펜에서 총격으로 피살됐다. 수사 당국은 채무를 둘러싼 개인적 원한이 살해 동기라고 밝혔지만 그가 평소 정부를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정치적 살인’이라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캄보디아 정치 평론가 켐 레이
당국의 이 같은 발표에도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현지 언론인 크메르 타임스는 용의자가 켐 레이를 살해한 뒤 편의점 밖에서 오토바이를 탄 채 대기하던 남성에게 뛰어갔지만, 그 남성은 용의자를 태우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 용의자가 오토바이를 뒤따라 뛰어가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공범을 시사한 대목이다.
켐 레이는 정치평론뿐 아니라 민주화를 위한 시민운동단체 ‘크메르를 위한 크메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특히 그는 살해당하기 며칠 전 1985년부터 집권한 훈 센 총리의 권력 남용과 부패, 일가의 재산 축적에 대해 비판 연설을 하기도 했다.
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 삼 랭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켐 레이 살해 사건은 국가가 대낮에 자행한 테러”라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07-12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