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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러시아 백신 유독 브라질만 거부하는 이유?

확산되는 러시아 백신 유독 브라질만 거부하는 이유?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5-02 14:24
업데이트 2021-05-0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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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부펀드 RDIF가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러시아 보건부 소속 가말레야 연구소가 개발했다. 소련이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에서 이름을 따온 것은 백신 개발 경쟁에서 미국을 제쳤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부펀드 RDIF가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러시아 보건부 소속 가말레야 연구소가 개발했다. 소련이 세계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에서 이름을 따온 것은 백신 개발 경쟁에서 미국을 제쳤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지난 주 터키, 필리핀, 인도 등이 잇따라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를 공급받거나 긴급 사용승인 하며 2일까지 전 세계 61개국이 이 백신을 수용했다. 헝가리·체코 등 동유럽 국가들은 유럽연합(EU) 의약당국이 승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독립적으로 러시아 백신을 들여왔고, 인도는 코로나19 확산을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스푸트니크V에 접근하는 등 러시아 백신 수용을 극적으로 이룬 국가들이 많았다.

그러나 유독 브라질 만은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백신에 대한 긴급승인을 두 차례 거부해 주목을 끌고 있다. 브라질 의약당국이 이 과정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의 약점에 대해 적나라하게 언급, 러시아 측에서 명예훼손 소송 검토를 하겠다는 반응마저 나왔다.

지난달 28일 브라질 의약당국인 안비사(ANVISA)는 스푸트니크V 승인을 거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월에 이은 두 번째 승인거부였다. 그러자 스푸트니크V 개발처인 러시아 국립 연구소인 가말레야 측은 안비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V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61개국 승인을 받은 백신 승인을 거부하는 브라질의 입장은 미국의 압박에 따른 정치적 의도일 수 있다”고 음모론도 제기했다.

그러나 사이언스지 등은 안비사의 승인거부 이유 중 “스푸트니크V가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전달할 수 있다”는 내용에 특히 주목했다. 스푸트니크V는 인체에 무해한 아데노바이러스를 주입해 면역력을 형성시키는 바이러스 벡터 방식인데, 일부 오염된 제조단위에서 전달체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한 일부 사람들의 내부에서 스스로 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스푸트니크V 뿐 아니라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의 백신 역시 바이러스 벡터 방식인데 최근 이 백신의 부작용으로 혈전이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

안비사 측은 승인 거부 당시 ‘복제 가능 아데노 바이러스를 전부 배제하는 국제 표준과 다르게, 스푸트니크V 1회 용량 당 100개 미만의 복제 가능 아데노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표시된 품질관리 문서에 대해 해명해달라’고 요구했고, 가말레야 측이 ‘위험을 알고 있지만, 프로세스를 변경하기에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완강하게 승인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가말레야 측은 “안비사가 실험이나 과학적 근거 없이 스푸트니크V를 비방했다”고 반박하며 헝가리,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지에서 스푸트니크V가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나 중국산 백신보다 더 뛰어난 효능을 발휘했다는 각 국 보건당국의 조사 수치를 제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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