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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는 모두 매춘부, 성노예 아냐” 하버드대 교수 논문  

“일본군 위안부는 모두 매춘부, 성노예 아냐” 하버드대 교수 논문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2-02 00:16
업데이트 2021-02-0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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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논문 발행 예정

美교수, 일본서 자라 훈장까지 받아
“日정부 아닌 조선 모집업자 문제”
日우익 세력과 같은 주장
日, 논문 앞세워 가해 책임 부인할 듯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 성노예 아냐” 하버드 교수 논문  
“일본군 위안부는 매춘부, 성노예 아냐” 하버드 교수 논문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하버드대 로스쿨 공개 동영상에서 캡처,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고조하는 가운데 미국 학자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prostitute)로 규정한 논문을 학술지에 실을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는 일본에서 자라 일본 정부의 훈장을 받은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 정부나 조선총독부가 당시 조선의 여성에게 매춘을 강제하지 않았으며 조선 여성을 매춘시설로 모집했던 조선 내 모집업자들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 우익 세력의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조선인 위안부는 모두 공인된 매춘부”
일본 우익 세력은 이 학자의 논문을 발판으로 삼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적 가해 행위에 관한 일본의 책임을 부인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가 당시 정부 규제 아래에서 인정된 국내 매춘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는 견해를 담은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이 올해 3월 발행 예정인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로 앤 이코노믹스’(International Review of Law and Economics)에 실린다.

램지어 교수는 조선인 위안부와 일본인 위안부가 모두 공인된 매춘부이고 일본에 의해 납치돼 매춘을 강요받은 ‘성노예’가 아니라고 논문에서 주장했다.

그는 당시 일본 내무성이 매춘부로 일하고 있는 여성만 위안부로 고용할 것을 모집업자에게 요구했으며 관할 경찰은 여성이 자신의 의사로 응모한 것을 여성 본인에게 직접 확인함과 더불어 계약 만료 후 즉시 귀국하도록 여성에게 전하도록 지시했다고 논문에 기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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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 평화, 인권운동가인 故 김복동 할머니 타계 2주기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제147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1.1.27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 평화, 인권운동가인 故 김복동 할머니 타계 2주기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소녀상 앞에서 제1476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2021.1.27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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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안은 두 사람
꼭 안은 두 사람 1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 있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박필근 할머니 집에서 박 할머니(왼쪽)가 방문 후 돌아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안으며 인사하고 있다. 2021.2.1 연합뉴스
램지어 “일본 정부나 조선총독부가
여성에게 매춘 강제한 것 아냐”

“매춘시설에 일하도록 속인
조선 내 모집업자가 문제”

램지어는 일본 정부나 조선총독부가 여성에게 매춘을 강제한 것은 아니며 일본군이 부정한 모집업자에게 협력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 년에 걸쳐 여성이 매춘시설에서 일하도록 속인 조선 내 모집업자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논문에서 설명했다.

또 위안부의 경우 멀리 떨어진 전쟁터에서 일하므로 위험이 큰 점을 반영해 계약 기간이 2년으로 짧은 것이 일반적이었고 더 짧은 경우도 있었으며 위안부가 높은 보수를 받았다고 램지어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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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추가적 청구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이용수 할머니는 2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문제를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식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8월 14일 소녀상을 어루만지는 이 할머니의 모습. 서울신문 DB
외교부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추가적 청구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힌 데 대해 이용수 할머니는 2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문제를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공식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8월 14일 소녀상을 어루만지는 이 할머니의 모습.
서울신문 DB
유소년 일본에서 자란 램지어
日훈장 욱일중수장 수상

램지어는 유소년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으며 2018년에는 일본 정부의 훈장인 욱일장(旭日章) 6가지 중 3번째인 욱일중수장(旭日中綬章)을 수상했다.

산케이신문은 램지어 교수의 양해를 얻어 논문 요지를 인터넷판에 공개했으며 논문정보 사이트 ‘사이언스 다이렉트’에서 논문 초록의 열람도 가능한 상태다.

램지어가 논문에서 밝힌 견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 정부의 공식 견해 중 하나인 ‘고노(河野)담화’와도 배치된다.

일본군 위안부 배상 판결이나 독일 베를린 소녀상 설치 영구화 등으로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우익 세력은 램지어의 논문을 내세워 일본의 가해 행위를 은폐·희석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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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 자위대가 지난해 10월 도쿄 아사카 훈련장에서 사열행사를 갖고 있다. 일본은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앞세우며 군사대국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일본 해상 자위대가 지난해 10월 도쿄 아사카 훈련장에서 사열행사를 갖고 있다. 일본은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앞세우며 군사대국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소녀상. 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소녀상.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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