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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함께 사라지는 잭슨 대통령… 20달러 새 얼굴에 ‘흑인 인권 운동가’

트럼프와 함께 사라지는 잭슨 대통령… 20달러 새 얼굴에 ‘흑인 인권 운동가’

김정화 기자
입력 2021-01-26 18:04
업데이트 2021-01-27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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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터브먼 지폐’ 공개적 반대
바이든, 오바마 이어 발행 재추진
“백인 우월주의 퇴출… 다양성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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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가 25일(현지시간) 20달러 지폐 모델을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지폐 인물 교체가 무기한 연기되자 이에 반발하는 민주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국회의사당 직원이 터브먼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지폐를 설치하는 모습.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재무부가 25일(현지시간) 20달러 지폐 모델을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으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지폐 인물 교체가 무기한 연기되자 이에 반발하는 민주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국회의사당 직원이 터브먼의 얼굴이 그려진 대형 지폐를 설치하는 모습.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웅’이었던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초상이 결국 미국 지폐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를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이 대신하게 됐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현재 20달러 지폐에 새겨진 잭슨 대신 터브먼을 넣기 위한 계획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처음 시작한 20달러 지폐의 얼굴 교체는 트럼프 때 좌절됐지만, 또 한 번의 정권 교체로 동력을 얻었다.

터브먼은 1822년쯤 미 메릴랜드주 도체스터 카운티의 한 농장에서 흑인 노예로 태어났지만, 탈출에 성공하고 이후 비밀 조직 ‘지하철도’를 통해 수백명을 탈출시키는 등 흑인들의 ‘모세’로 불렸다. 말년에는 여성 참정권 운동에도 힘썼다. 2015년 무렵부터 미 여성들을 중심으로 백인 남성뿐인 지폐 인물을 바꾸자는 운동이 시작됐고, 이는 2016년 오바마 정부 때 받아들여져 여성 참정권 획득 100주년인 2020년부터 터브먼을 새긴 지폐가 발행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이후 제동이 걸렸다. 잭슨은 노예제를 옹호하고 백인 정착을 위해 원주민 몰살 방안에 찬성했다는 점에서 비난받았지만, 트럼프는 집무실에 잭슨의 초상화를 걸어둘 정도로 애정을 드러냈다. 당연히 지폐 교체에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터브먼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정치적 결벽증’으로 폄하하기도 했다.

이번에 다시 터브먼이 지폐 모델이 된다는 건 잭슨과 함께 백인 우월주의를 몰아내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 지폐가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건 중요하다”며 “새 20달러 지폐에서 빛나는 터브먼의 모습은 이를 보여 줄 것”이라고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은 노예제라는 부끄러운 과거 청산에 앞서며 다민족, 다문화를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셈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여성으로서 처음 당선되고,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첫 여성 재무장관이 되는 사회 분위기도 이런 결정에 한몫했다. 다만 CNN은 “232년 미국 역사상 흑인 여성 상원의원은 해리스를 포함해 단 2명에 불과했다”며 여전히 여성과 소수 인종의 입지는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21-01-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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