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간선거 이모저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전반기에 대한 평가로 치러진 중간선거 투표율이 49%를 기록하며 투표자 1억명을 돌파했다.미 CBS는 지난 6일 중간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유권자는 모두 1억 1300만여명으로, 잠정 투표율은 49%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중간선거에서 투표자가 1억명을 넘은 건 처음이다.
친트럼프 VS 반트럼프라는 총력전 구도의 영향으로 투표율도 급상승했다. 2014년 중간선거 투표율은 1942년 이후 7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인 36.4%, 2010년도 41%를 기록했다. 이번 중간선거의 투표율 49%는 1966년 이후 52년 만이다. 시사주간지 타임도 인터넷판 기사에서 “대부분 지역에서 수십 년간 볼 수 없었던 유권자 참여를 기록했다”면서 “투표율에서 기록적인 중간선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잠정치가 아닌 정확한 투표율 집계가 나오기까지는 부재자 투표와 사전투표, 우편투표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젊은층과 여성 유권자의 참여가 두드러지게 늘었다”면서 “11·6 중간선거는 미 선거 역사상 가장 뜨거웠던 투표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눈에 띄는 건 ‘러스트벨트’(쇠락한 미 중서부 지역)의 변심이다.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등 중서부의 러스트벨트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이끈 견인차 역할을 한 핵심 지지 지역이다. 하지만 2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등 이 지역 상·하원을 민주당이 휩쓸었기 때문이다. 또 일리노이와 미네소타에서도 민주당이 상원 의석을 장악했고,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압승했던 오하이오 상원도 민주당에 내줬다. WP는 “러스트벨트의 투표 결과가 2020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경고 신호”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이 차기 대선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우군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1% 미만의 초접전 지역에서는 재검표 등의 요구가 잇따르면서 최종 승자가 가려지지 않고 있다.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8일 오전 1시 현재 CNN은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이 51석을, 민주당이 무소속 2석을 포함해 46석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3곳은 재검표 중으로 알려졌다. 또 435석의 하원은 민주당이 223석(51.3%)을 확보해 과반 의석을 탈환했으며, 공화당은 199석을 확보했다. 13석이 최종 확인 중이다. 플로리다 상원 선거의 경우 릭 스콧 공화당 후보에게 0.4% 포인트 뒤진 빌 넬슨(민주) 현역 의원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플로리다 주법은 표차가 0.5% 포인트 이내일 때 재검표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를 노렸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민주) 조지아 주지사 후보도 우편 투표와 부재자 투표가 집계되지 않았다며 선거 결과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11-09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