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서 대선 후보 되기까지
지지율 3.6% 출발한 부동산 재벌‘막말 정치’로 13개월간 16명 제쳐
지난해 6월 16일 트럼프가 대권 도전을 공식 발표했을 때 그의 과격한 발언과 행동으로 가십거리 정도로 취급됐다. 일부 매체는 그에 관한 기사를 정치면이 아니라 연예면에 배치하겠다고도 했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는 출마 선언을 하기 전인 지난해 3월 31일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이 3.6%로 존재감이 약했다. 출마 선언을 한 다음 여론조사에서는 8.1%로 경선 레이스에 뛰어든 당내 17명 가운데 6위였다.
하지만 8월 6일 공화당 첫 TV토론 이후 그의 지지율은 24.8%로 수직상승하며 당 주류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쳤다. 이 같은 선전은 ‘멕시코와 만리장성을 쌓는다’든지 ‘중국이 미국을 강간한다’는 등의 과격하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저소득층 유권자들의 분노를 달래며 대리만족시켜준 데서 기인한다.
트럼프는 상승세에 힘입어 당내 경선 레이스에서도 파죽지세로 내달렸다. 트럼프가 3월 1일 13곳에서 열린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압승을 거뒀으며, 이에 2위 후보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만회할 길이 없자 하차했다. 결국 당내 경선 주자 16명의 항복을 받아낸 그는 지난달 7일 끝난 마지막 경선에서 대의원 과반인 1237명을 훌쩍 넘긴 1441명(58.3%)을 확보했다. 득표 수는 1400만표(45.0%)로 공화당 사상 최대 득표한 대선 후보로 기록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6-07-21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