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잠룡’ 클린턴, 오바마 외교정책 ‘때리기’ 비판…정책차별화 시동

대선 ‘잠룡’ 클린턴, 오바마 외교정책 ‘때리기’ 비판…정책차별화 시동

입력 2014-08-11 00:00
업데이트 2017-03-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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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디스트 발호 못막은건 실패”…대권행보 신호탄 해석

2016년 대선에 도전할 미국 민주당의 최대 ‘잠룡’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발간된 시사잡지 ‘애틀란틱’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이 발호하도록 만든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특히 시리아 내전사태를 거론하며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급진적 무장세력에 길을 열어준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내전 초기에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향해 저항했던 신뢰할 수 있는 반군세력들을 무장화하는 데 실패했고 그에 따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이 ‘힘의 공백’을 채우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집권 1기 국무장관을 지냈던 클린턴 전 장관은 내전 초기 반군을 무장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던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은 “위대한 국가는 원칙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며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Don’t Do Stupid Stuff)는 말은 원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DDSS’라는 약칭으로도 불리는 이 언급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석에서 자신의 외교독트린을 요약할 때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처럼 무모한 군사행동을 자제하라는 의미이지만 대외개입에 소극적인 오바마 대통령의 신(新)고립주의를 상징하는 발언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과거 구(舊)소련의 공산주의에 대응했던 서방의 장기적 전략을 거론하며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처하는 거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지하디스트들의 부상이 유럽과 미국에 끼치는 파괴력”이라며 “이들의 존재이유는 서방과 ‘십자군’에 대한 저항이며 현재의 영토에 머물지 않고 계속 확산해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그는 봉쇄와 억지, 격퇴로 요약되는 큰 틀의 대응전략을 구상 중이라고 털어놨다.

클린턴 전 장관이 집권 1기의 ‘정치적 동반자’였던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사실상 대권행보를 시작하는 신호탄인 것으로 워싱턴 정가 소식통들은 해석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재임 중 지지율로는 사상 최악을 기록 중인 오바마 대통령과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정치적 계산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자신과 오바마 대통령을 ‘한 묶음’으로 공격하려는 공화당의 예봉을 미리 차단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이 인터뷰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니파 반군에 대한 공습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뤄졌다고 미국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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