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도 AIIB 신중을” 美, 한국 가입 견제구

“中 주도 AIIB 신중을” 美, 한국 가입 견제구

입력 2014-07-09 00:00
업데이트 2014-07-09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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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보좌관, 이례적 민감 반응

미국 정부가 한·중 정상회담에 떨떠름한 입장을 내놨다. 특히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한국의 가입 추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최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역 내 국가 간 대화와 긴밀한 관계 형성을 장려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한·중 정상회담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과 중국 사이에) 지난 주말까지 여러 범위의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만 덧붙였다.

미 정부는 특히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AIIB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프라 투자와 개발에 관여하는 금융기관으로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갖고 있으며, 두 은행은 지배구조와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조달 측면에서 높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AIIB가 현시점에서 이 같은 기준들을 이행할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일러 보좌관은 이어 “AIIB가 오랫동안 존속해 온 WB나 ADB 같은 다자적 개발기관과 협력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며 “한국뿐 아니라 WB, ADB와 함께 일하는 모든 국가들이 AIIB에 대해 공통의 의문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WB, ADB와 함께 일하는 국가 가운데 한국을 강조함으로써 한국의 AIIB 가입 추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지난달 말에도 한국 정부에 AIIB 참여 보류를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한 바 있지만 미 정부 당국자의 공식적인 불만 표출은 이례적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4-07-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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