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낙태 전면 허용… 대법 “처벌법 인권침해”

멕시코, 낙태 전면 허용… 대법 “처벌법 인권침해”

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23-09-08 02:00
수정 2023-09-0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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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강제로 엄마 될 순 없어”
여성인권단체, 위헌 판결 환영
가톨릭 교회·보수 정치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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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안전한 낙태의 날’인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여성들이 합법적인 낙태를 요구하는 행진에 동참하고 있다. 2022.9.28 AP 연합뉴스
‘세계 안전한 낙태의 날’인 28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여성들이 합법적인 낙태를 요구하는 행진에 동참하고 있다. 2022.9.28 AP 연합뉴스
멕시코가 임신중절(낙태)을 전면 합법화했다. 낙태죄 법안에 대한 몇몇 개별 지역의 위헌 결정에서 나아가 전국적으로 구속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6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신자 1억 3000만여명을 보유한 세계 2위의 로마 가톨릭 국가인 멕시코 연방대법원이 “낙태를 처벌하도록 한 법률은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만장일치 위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재생산권에 대한 정보공유 그룹’(GIRE·히레)을 비롯한 시민단체 4곳은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낙태를 정할 권리를 절대적으로 범죄화하는 조항의 적용을 중단할 것을 대법원에 요구한 바 있다.

판결 이전에는 멕시코 32개 주 중 12곳에서만 낙태가 합법적으로 허용됐다. 수도 멕시코시티는 2007년 주 최초로 낙태를 범죄에서 제외했으며, 다른 12개 주에서도 그 뒤를 따랐다.

아르투로 잘디바르 대법원장은 “강간 사건의 경우 어떤 소녀도 국가나 부모, 후견인에 의해 강제로 엄마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낙태시술을 수행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데다 지방정부가 이에 대해 홍보를 하지 않아 많은 여성이 자신에게 이러한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여성 권리 운동가인 사라 로베라는 AFP통신에 말했다.

시민단체 ‘히레’는 “대법원의 이날 결정으로 전국적 입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정안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대체로 관련 법령은 ‘임신 12주 이내’의 경우 낙태를 허용하는 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새로운 판결은 멕시코에서 보수적인 정치인들과 가톨릭 교회의 분노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녹색 두건이나 마스크를 쓰고 거리 행진을 하는 ‘녹색 물결’ 운동으로 낙태 제한이 완화되는 추세다.

선택적 낙태는 콜롬비아, 쿠바,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에서 합법이다. 오는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53) 제1야당 보수연합 대선 후보는 낙태 금지를 선호한다.

반면 지난해 미국 연방대법원은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례를 폐기했으며, 이후 보수 성향의 주에서 낙태를 제한하는 법과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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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남성적인 ‘마초 문화’로 유명한 멕시코의 내년 6월 대선에서는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우파 정당 연합에서 소치틀 갈베스(60) 여성 상원의원을 후보로 지명한 데 이어 집권당도 이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 전 멕시코시티 첫 여성 시장이 여론조사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3-09-0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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