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수호한다는 바이든, 모디 인도 총리를 극진히 환대하나”

“민주주의 수호한다는 바이든, 모디 인도 총리를 극진히 환대하나”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6-22 14:56
수정 2023-06-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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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만찬을 하려고 백악관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반갑게 맞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만찬을 하려고 백악관을 찾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반갑게 맞고 있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를 받는 것에 대해 미국 정치권과 사회 일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 등 민주당 상·하원 의원 70여명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모디 총리와의 회담에서 우려 사항을 다룰 것을 촉구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독립되고 신뢰할 만한 보고서들은 인도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징후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며 “정치 공간의 축소, 종교적 무관용의 증가, 시민단체와 언론인 공격, 언론의 자유와 인터넷 접근 제한 증가 등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인도 내 정치·종교적 자유의 후퇴 사례를 담은 미 국무부 보고서를 인용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월 발표한 국가별 인권 보고서에서 인도와 관련해 종교적 소수자에 가해지는 폭력과 위협, 임의 체포,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수형 시설 상태 등을 문제 삼은 바 있다.

불과 한 달 전에 공개한 국제 종교 자유 보고서에선 인도 당국의 이슬람교도 상대 폭력·억압 사례가 많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언론 자유와 야당 정치인에 대한 탄압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 가지 예로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증손자이자 인도 야권의 핵심 지도자인 라훌 간디는 선거 유세 중 모디 총리 등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가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의원직도 잃었다.

모디 총리를 비판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영국 BBC방송 인도 사무소는 올해 2월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 다큐멘터리는 2002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발생한 이슬람교도 대학살 사건과 당시 주총리였던 모디의 책임론을 다뤘다. 인도 당국은 해당 다큐멘터리 링크의 온라인 확산을 막고, 캠퍼스 상영회를 개최하려던 대학생들을 가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모디 총리의 국빈 방문에 맞춰 휴먼라이트워치(HRW)와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0일 워싱턴에서 모디 총리가 불편해할 이 다큐멘터리의 상영회를 열었다.

최고 수준의 예우인 국빈 방문은 통상 의장대 사열을 비롯한 공식 환영식, 예포 발사, 의회 연설, 공연이 포함된 국빈 만찬, 고위급 환영·환송식 등이 수반된다. 특히 이번 방미에서 예정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미 의회가 외국 지도자에게 표하는 최고 예우로 최우방국의 지도자나 세계적인 인물들이 주로 해왔다.

인도가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잠재적 파트너라고 보고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를 위해 구애하려 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미국 언론들도 인도 정부의 인권 침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으면서도 그 수반을 극진히 환대하는 정부의 모순되는 행태를 두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WP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모디 총리의 이번 국빈 방문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와의 결속을 강화하는 약속을 분명히 보여주면서 동시에 민주주의와 독재와의 싸움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그의 대선 공약이 위험에 처했음을 나타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우려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와의 관계 강화가 기존 원칙에서 벗어나는 게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WP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현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주의 수호자 역할 주장이 여전히 유효하냐는 기자들 질문에 모디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제 외교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 방식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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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형태의 독재 세력의 결집과 행진에 대해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게 대통령이 취임 후 지속해 강조해온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큰 노력의 일환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다양한 전통과 배경을 가진 국가들과 건설적인 관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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