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쿠바 도청기지’ 난타전…“해당 사실 확인”vs“거짓말 하지마”

美中, ‘쿠바 도청기지’ 난타전…“해당 사실 확인”vs“거짓말 하지마”

이경주 기자
입력 2023-06-13 20:14
수정 2023-06-13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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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 중국 기업 대거 블랙리스트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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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중 양측이 ‘중국의 쿠바 도청기지 설치’ 사안을 놓고 진실 공방에 나섰다. 중국이 도청기지의 존재를 부인하자 블링컨 장관이 직접 맞불을 놨다. 협상 테이블을 앞에 둔 신경전이자 미중 모두 우발적 충돌은 막되 할 말은 확실히 하겠다는 메시지를 자국민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정보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쿠바에 있는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그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이 익명의 당국자가 한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을 처음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

그는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했을 때 원거리에서 군사력을 투사·유지하는 정보수집 인프라를 세우고 해외 병참기지를 확장하려는 중국의 민감한 노력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쿠바의 정보 수집 시설 등을 비롯해 정보력 확장을 위해 세계의 많은 장소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 문제에 관여했으며 조용하고 신중하게 접근해 중국의 정보 수집 시설 확장 시도를 늦췄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이 오는 18일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발언은 중국 방문 때 도청기지 확장 문제도 다루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또 미 의회를 중심으로 중국 때리기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중국과 대화의 물꼬는 틀되 미국 입장을 강경하게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가가 차기 대선 국면에 접어드는 지금 중국 때리기는 공화·민주당 색채와 무관하게 표심을 얻을 수 있는 ‘만능열쇠’로 평가된다.

반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거짓은 진실일 수 없고 진실은 거짓일 수 없다”며 “미국이 아무리 유언비어를 퍼뜨려도 중국과 쿠바의 진정한 우정을 파괴할 수 없고, 세계 각국에서 무차별적으로 도청을 하는 미국의 악행을 감출 수 없다”고 반박했다.

워싱턴DC 외교가 일각에서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블링컨 장관이 지난 2월에 중국을 찾으려다가 중국 정찰풍선 사태로 계획을 취소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중국의 쿠바 도청기지 논란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쿠바 관련 보도가 블링컨 장관의 방중 계획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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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미 상무부는 이날 안보상 우려·인권 침해 등을 들어 중국 기업 31곳 등 총 43개 기업을 블랙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중국항공산업(AVIC) 등 다수 업체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장비를 사용해서 중국 인민해방군에 훈련을 제공한 이유로 제재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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