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살인 56% 4만 5000명 피해
작년 희생 40% 여성이란 이유뿐
남성은 11%만 지인에 피해 입어
2014년 파키스탄 여성이 명예 살인으로 희생되자 여성단체 활동가 등이 ‘살인에는 명예가 있을 수 없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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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 폭력의 날’인 11월 25일을 하루 앞둔 24일 유엔여성기구 등이 발표한 ‘여성 및 여아에 대한 젠더 관련 살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만 1100여명의 여성이 살해됐다.
이 가운데 약 56%인 4만 5000여명이 가족이나 연인 등 사적 관계의 가까운 이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살인 사건 중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 11%만이 가까운 이에게 살해된 통계와 극명하게 비교된다.
유엔은 “전 세계적으로 살인의 압도적 다수인 81%가 남성과 소년을 대상으로 벌어지지만 여성의 경우 사적 영역에서 살인 등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해 여성 살인 사건의 40%가 특별한 이유 없이 저질러진 것으로,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표적이 된 이른바 ‘페미사이드’(Femicide)에 해당된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그럼에도 유엔은 페미사이드 관련 통계 자료가 부족해 이러한 유형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정책 수립이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북미와 유럽 남·서부 등지의 사적 영역에서 여성 살인 사건 발생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페미사이드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아시아로 1만 7800여명의 여성이 지인에 의해 살해당했다. 하지만 페미사이드의 최대 피해자는 아프리카 여성과 소녀들로 집에서 가족이나 친척에 의해 살해당하는 비율이 10만명당 2.5명으로 세계 최대다. 북미는 1.4명, 오세아니아는 1.2명, 아시아는 0.8명, 유럽은 0.6명에 그쳤다.
시마 바호스 유엔여성기구 국장은 “여성들이 집에서, 거리에서, 어느 곳에서나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권리를 지켜 내기 위해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11-25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