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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300년·4492억 배상… 미 체조 성폭력 생존자 300명의 투쟁

징역 300년·4492억 배상… 미 체조 성폭력 생존자 300명의 투쟁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12-14 12:57
업데이트 2021-12-1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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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여제’ 시몬 바일스도 피해자
실질적 변화위한 투쟁 이제 시작

15일(현지시간) 미국 여자 체조선수들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 수사 관련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왼쪽부터 시몬 바일스, 맥카일라 마로니, 알리 레이즈먼, 매기 니콜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미국 여자 체조선수들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 수사 관련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왼쪽부터 시몬 바일스, 맥카일라 마로니, 알리 레이즈먼, 매기 니콜스. 워싱턴DC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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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행 관련 수사에 대해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미국의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성폭행 관련 수사에 대해 증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이 자리에 선 우리는 희생자가 아닌 생존자입니다. 정의를 바로 세우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오래 걸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인디애나폴리스 연방 파산법원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 소속 전 팀 닥터 래리 나사르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 미 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가) 수백명의 피해자들에게 3억8000만 달러(약 4492억원)의 합의금을 지불할 것을 확정했다.

300명이 넘는 희생자들이 나사르로부터 학대를 당했고, 나머지 희생자들은 미 체조협회와 관련된 개인들로부터 학대를 당했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합의금이 아니라 나사르와 같은 가해자들이 수년 간 제대로 감시받지 않은 채 범행을 계속할 수 있었던 체조협회 내의 문화와 관행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수백명의 소녀들과 여성들이 나사르가 미시간주립대, 올림픽 선수들을 훈련시키는 미시간 체육관에서 일할 때 의학적 치료를 구실로 나사르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 미국의 ‘체조여제’ 시몬 바일스도 그의 피해자였다. 나사르는 주법원에서 여성 체조선수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하기 전 아동 포르노 범죄에 대해 연방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했고, 2018년에는 징역 40~175년을 선고받았다.

2016년 가을에 나사르의 성적 학대를 최초로 폭로했던 레이철 덴홀랜더는 “중요한 것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라 변화에 관한 것이다. 무엇이 잘못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다음 세대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며 “지난 5년여의 세월이 지옥같았다”고 회상했다.

성폭행 피해 여성들을 변호한 존 맨리 변호사는 “우리는 생존자들의 용기와 끈기라는 단순한 이유 하나 때문에 승리했다. 이 용감한 여성들은 많은 언론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학대를 인정했고, 꿈을 좇는 아이들이 더이상 육체적, 감정적, 성적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미 체조협회는 2018년 11월 파산을 신청했다. 체조협회는 나사르의 성폭행 사건 이후 대대적인 지도부 개편을 겪었다. 나사르는 감옥에서 벌금도 제대로 내지 않은채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마음껏 써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법원에 그의 영치금 전액을 추징할 것을 요구했다.
래리 나사르 미국 전 여자 체조 대표팀 주치의. AFP 연합뉴스
래리 나사르 미국 전 여자 체조 대표팀 주치의. AFP 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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