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안, 2번째 하원 통과 ‘오명’… 공화 10명 탄핵 ‘찬성’

트럼프 탄핵안, 2번째 하원 통과 ‘오명’… 공화 10명 탄핵 ‘찬성’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01-14 06:39
수정 2021-01-14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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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4일. 2021.1.14  로이터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4일. 2021.1.14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탄핵안 찬성 232표로 과반 넘겨 하원 통과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 등 역사상 첫 2번 가결
의회난입참사 충격에 공화당도 탄핵 찬성 10표 던져

펠로시 “명백한 현존 위험, 상원도 가결해 탄핵해야”
AP “매코널, 트럼프 퇴임 전 상원 소집 안하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3일(현지시간) 하원에서 통과됐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하원에서만 2번이나 탄핵안이 가결된 역사상 첫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이날 미 하원은 ‘찬성 232표·반대 197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이 과반을 넘는 222명이어서 통과는 어렵지 않았지만, 공화당 하원의원 중에서도 10개의 찬성표가 나온 것이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지난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난입 참사가 미국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는 의미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탄핵안 표결 전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미국의)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라고 명명하고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이 반란을 선동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에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AP 연합뉴스
미 하원에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AP 연합뉴스
트럼프 측근들은 의회 난입 참사 당일에 지지자들을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라며 주장하고 있지만,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위험’이라고 말한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주장하는 동안 ‘사기 선거’라는 거짓말을 반복했다며 상원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아 탄핵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은 탄핵 추진이 바이든 정권이 기치로 든 ‘국민 통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지를 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지만, 민주당이 너무 빠르게 탄핵안을 추진한 건 “실수라고 믿는다”고 했다. 탄핵을 통한 분열 조장보다는 통합에 힘을 모으자는 주장도 다수 나왔다.

하지만 공화당의 댄 뉴하우스 하원의원은 이날 토론에서 “폭도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와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분개했다”며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내에서 13일(현지시간) 주 방위군이 이동하고 있다. AP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내에서 13일(현지시간) 주 방위군이 이동하고 있다. AP
4쪽에 이르는 탄핵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 선동을 했으며, 지난 2일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해 개표결과를 뒤집어 달라고 회유 및 협박을 했던 것 등이 적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대선 재출마를 막으려는 듯 ‘공직을 맡을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다만, 공직 자격박탈은 탄핵안이 상·하원 모두 통과된 뒤에야 상원이 별도로 추진할 수 있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지만 상원 통과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이 의회 난입 참사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보도가 전날 잇따랐다. 하지만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전에 탄핵안 표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공화당 내 소식통은 단기적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에 큰 피해를 끼친 것은 분명하나, 장기적인 정치적 이해타산을 고려한 것 같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지난 6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인증하지 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했지만, 이후 민주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라는 촉구하자 이 역시 거부한 바 있다. 수정헌법 25조는 대통령이 직무불능으로 판단될 경우 직무를 박탈하고 부통령이 대신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퇴임 후 탄핵심판을 진행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실제 퇴임 후 탄핵한 전례도 있다. 하지만 현재 상원의원 100명 중 양당이 정확히 50명씩인 상황에서 가결정족수인 3분의2를 넘기려면 공화당에서 17개의 배신표가 나와야 해 역시 쉽지 않다.

전날 기자들에게 “탄핵 추진은 정치 역사상 가장 큰 마녀사냥의 연속”이라고 비난하고 의회 난입 참사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부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은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서) 어떤 폭력도 있어선 안 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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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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