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탈중국공급망 한국과 논의” 압박…정부 ‘줄타기’ 출구전략 찾나

美 “탈중국공급망 한국과 논의” 압박…정부 ‘줄타기’ 출구전략 찾나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0-05-21 15:23
수정 2020-05-2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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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차관 “경제번영네트워크 韓과 논의”
우리 정부 “미국 측 다양한 구상 검토”
코로나 및 미국 대선에 미중 갈등 커져
트럼프 중국 겨냥 ‘얼간이’, ‘또라이’ 지칭
화웨이 공격에 중국서도 애플 보복 거론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의 벤츠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검수하고 있다. AP통신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의 벤츠 공장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검수하고 있다. AP통신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을 위해 추진하는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 구상을 한국에 이미 제안했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방향 설정에 관심이 쏠린다. 미중 갈등이 점점 심해지면서 묘수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국무부 내 아시아·태평양 미디어 허브가 마련한 전화 회의에서 20일(현지시간)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우리는 미국, 한국 등 국가들의 단합을 위한 EPN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이런 내용을 논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측은 글로벌한 차원에서 경제분야에 있어서 경제번영네트워크를 포함, 다양한 구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응했다. 미중 사이에서 줄타기가 불가피한 현실론을 반영한 답변으로 보인다.

EPN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 베트남 등 믿을만한 국가들로 구성하려는 경제 블록이다. 미국은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마스크, 산소호흡기 등 필수방역품까지 중국 공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공세를 높이고 있다. 최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되는 기업이 만든 통신장비를 미국 기업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행정명령을 내년 5월까지 1년 추가 연장했다. 화웨이와 계열사 70여개가 거래제한 명단에 등재됐다. 이에 외신들은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안을 고려해 하이실리콘(화웨이 자회사)의 반도체 주문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중 간 갈등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오는 11월 재선을 위해 미국 내 반중 정서를 이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폭스 비즈니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는다면 5000억 달러(약 615조원)를 절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에는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또라이가 수십만명을 죽인 바이러스에 대해 중국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는 성명을 방금 전 발표했다. 누가 좀 이 얼간이에게 이 전 세계적인 대규모 살인을 한 것은 중국의 무능이라고 설명해라”고 썼다.

중국 내에서도 애플에 보복을 할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감안할 때 미중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사드 사태를 겪었던 한국 정부는 이번에는 미중 사이에서 나름의 묘수를 찾아왔다. 지난해 화웨이 통신장비의 보안 문제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군사통신보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했고, 이후에도 “미국 측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관련국과 협의에 나서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나름의 입장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에 대해 3가지 방향으로 분석한다. 우선 미중 갈등으로 일시에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거나, 코로나19 국면이 지나면 빠르게 회복될 거라는 주장이 양 극단에 있다. 하지만 가장 지지를 받는 것은 코로나19와 미중의 전략적 경쟁구도로 글로벌 공급망이 영향은 받겠지만 향후 일부 조정이 되면서 재정립 될 거라는 전망이다. 결국 한국은 경제이익과 한미 간 전통적 동맹 관계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지금이 미중 간 디커플링이 더욱 커지기 전에 한국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원칙을 세우고 ,이 원칙을 기준으로 논의하고 국민적 합의를 추구해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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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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