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동결 자산 2조원 두고 갈등 고조

미국-이란, 동결 자산 2조원 두고 갈등 고조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4-27 01:39
수정 2016-04-2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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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983년 베이루트 테러 배상금으로 지불” 이유 들어 동결

 이란이 미국의 2조원에 달하는 자국 자산 동결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이 이란의 동결자산 20억 달러(약 2조 3000억원)를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리프 장관은 25일(현지시간)자 미국 뉴요커와 인터뷰에서 “이것(동결자산 미지급)은 도둑질”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이란의 자산을 고이 보존해 돌려줄 책임이 있다. 이를 어긴다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20억 달러는 미국 씨티은행에 동결된 이란중앙은행 자금을 말한다.

 그는 “이는 9·11 테러의 희생자 유족들에 이란이 거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힌 뉴욕 연방법원 판결보다 더 어처구니없다”면서 “미국 사법 제도에 신뢰를 모두 버렸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앞서 20일 미국 대법원은 1983년 10월 발생한 레바논 베이루트 미 해병대 병영 폭파 테러(미군 241명 사망)와 관련,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이란 동결 자산 약 20억 달러(2조 2646억원)를 배상금으로 쓰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 공격이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시아파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소행이라고 인정하면서 2012년 제정된 ‘이란 위협감소 및 시리아 인권법’을 적용해 이란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웠다. 2012년 배상법은 뉴욕 시티은행 계좌에 예치된 이란의 동결 채권자산을 제출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2001년 숨진 미군 유족이 소송을 제기해 시작된 이번 재판에서 이란 정부는 줄곧 베이루트 폭탄 공격의 배후가 자신이 아니라며 책임을 부인해 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대법관 전체 의견 6대2로 이란의 책임을 인정하며 유족들에 대한 배상 지급을 막아달라는 이란중앙은행의 요구를 각하했다.

 중요한 점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베이루트 테러 뿐 아니라 다른 이란 관련 테러에서도 유족들이 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2012년 8월 뉴욕 연방법원은 9·11 테러(약 3000명 사망)를 저지른 알카에다와 이들을 지원한 이란 등이 희생자 유족에 60억 달러(6조 80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9.11 테러 유족들에게 배상하도록 요구하는 법안도 의회에 계류돼 있어 향후 결과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이란 정부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중심으로 동결 자산을 되찾기 위한 특별 위원회까지 구성하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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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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