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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본선에 성큼…트럼프 자력후보 희망 살려 전망은 불투명

힐러리 본선에 성큼…트럼프 자력후보 희망 살려 전망은 불투명

입력 2016-04-20 12:06
업데이트 2016-04-20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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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샌더스 돌풍’ 잠재우며 위기국면서 탈피…막판 굳히기 트럼프, 남은 경선 압승땐 자력후보 가능성…중재 전대에 무게

미국 대선 ‘운명의 승부처’로 불린 19일(현지시간) 뉴욕 주(州) 경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대승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압승을 각각 거뒀다.

두 사람의 이번 승리로 그동안 안갯속 같았던 민주, 공화 양당의 대선 경선판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텃밭 뉴욕에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무서운 돌풍 행진에 제동을 걸면서 대선후보 고지에 성큼 다가섰고, 트럼프 역시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상승세를 차단하면서 다시금 대세론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다만, 클린턴 전 장관과 달리 트럼프는 뉴욕 압승을 계기로 자력 후보의 희망을 살렸지만, 여전히 ‘매직 넘버’(전체 대의원 2천472명중 과반인 1천237명) 달성이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커 향후 경선이 주목된다.

◇힐러리, 매직넘버 80% 달성하며 위기국면 탈피…샌더스, 뒤집기 역부족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개표가 76% 진행된 상황에서 58.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1.9%에 그친 샌더스 의원을 누르고 승리를 확정 지었다.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 10%포인트보다 더 많은 득표 차를 보였다.

클린턴 전 장관 입장에서 이번 경선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절체절명의 승부처였다. 뉴욕까지 내주며 샌더스 의원에게 8연패를 당할 경우 안 그래도 약화된 대세론이 더 꺾이면서 경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는 그런 위기 상황이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뉴욕에 살다시피 하며 지하철 바닥 민심까지 샅샅이 훑고 다닌 것도 이런 절박감의 발로에서였다.

이번 결정적인 승리 덕분에 클린턴 전 장관은 그간의 위기국면에서 탈피해 대세론을 재점화하면서 대선 후보 고지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전까지 확보한 대의원 1천758명에다가 뉴욕에서 170명가량을 추가할 것으로 보여 8부 능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클린턴 전 장관은 앞으로 남은 대형주 펜실베이니아(210명)와 캘리포니아(546명) 등지에서도 샌더스 의원에 두 자릿수로 앞서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민주당 후보로 지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전 7개 주에서 연승행진을 하며 한껏 기세를 올려 온 샌더스 의원은 뉴욕 패배로 동력이 급속히 약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더욱이 클린턴 전 장관과의 대의원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막판 역전극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전 장관이 모멘텀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샌더스 의원이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따라잡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자력 후보 희망 살렸지만 첩첩산중…참패 크루즈 동력 약화

트럼프는 개표율 67%의 상황에서 59.7%의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했다. 당초 50% 안팎의 득표율이 예상됐으나, 크루즈 의원의 부진 속에 득표 차를 더욱 벌리며 압승을 거뒀다.

트럼프는 이번 승리로 주류 진영의 지지를 받는 크루즈 의원의 상승세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중간 승부처’였던 지난 5일 위스콘신 참패 이후 콜로라도와 와이오밍까지 크루즈 의원에게 내주면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뉴욕 승리를 계기로 대세론을 재점화했다.

특히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자력 과반 달성 가능성의 ‘실낱같은 희망’도 살렸다. 트럼프가 지금까지 확보한 대의원은 744명으로, 뉴욕 주 대의원을 합치면 800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뉴욕에 걸린 대의원은 95명으로, 트럼프가 대부분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AP 통신은 앞서 트럼프가 뉴욕에서 대승을 거둔 뒤 나머지 15개 경선지역 중 펜실베이니아(71명)와 캘리포니아(172명) 등 대형주에서 압승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선전한다면 과반 달성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남은 경선 지역 15곳 중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지역이 델라웨어 등 5곳에 불과한 데다가, 이 지역의 합산 대의원이 159명에 불과해 대의원을 한 번에 대량으로 낚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 또는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 시나리오가 계속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자신도 경쟁-중재 전당대회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캠프를 재정비한 상태다.

한편, 크루즈 의원의 득표율은 15.0%에 그쳐 25.0%를 얻은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에게도 밀려 3위에 머물렀다.

더욱이 크루즈 의원은 최악의 경우 이 지역에서 대의원을 한 명도 건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뉴욕 주 공화당이 득표비례제를 적용하고 있긴 하지만, 20% 미만 득표자에게는 대의원을 한 명도 배분하지 않고 50% 이상 득표자가 대의원 대부분을 가져가는 이중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크루즈 의원 입장에서는 ‘뉴욕 대의원 0명’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트럼프와의 대의원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의 급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크루즈 의원이 현재까지 확보한 대의원은 559명이다.

◇뉴욕 연고 3인 중 힐러리-트럼프 승리, 샌더스 패배

이번 뉴욕 경선은 클린턴 전 장관, 트럼프, 샌더스 의원 3인이 모두 개별적인 연고를 두고 있는 곳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끌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00년 뉴욕 주 상원의원에 당선돼 2009년까지 두 번 연속 재임했다. 뉴욕이 민주당의 아성이기도 하지만, 8년간 뉴욕서 의정 활동을 한데다가 ‘클린턴재단’ 역시 맨해튼에 본부를 두고 있어 그의 정치적 기반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트럼프와 샌더스는 뉴욕이 고향인 ‘원조 뉴요커’다.

트럼프는 뉴욕시 퀸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지금도 맨해튼 중심부의 ‘트럼프타워’에서 살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버몬트 주 상원의원이지만, 뉴욕시 브루클린 출신으로 이곳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브루클린 대학까지 1년 다닌 이후 시카고 대학로 옮겼다.

이런 개인적 연고만 따졌을 때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는 텃밭의 지지를 받은 반면, 샌더스 의원은 고향의 표심을 얻는데 2%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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