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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살 생일 맞아 열정·친화력 과시한 지휘계 거장 주빈 메타

여든 살 생일 맞아 열정·친화력 과시한 지휘계 거장 주빈 메타

입력 2016-04-15 07:03
업데이트 2016-04-1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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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필하모닉 퇴직단원·가족 연습공연에 초청…감사 인사도 전해

세계적 지휘자 주빈 메타(79)가 이스라엘 필하모닉 관현악단과 50년 가까이 연을 맺은비결은 무엇일까.

오는 29일 여든 살 생일을 맞는 그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찰스 브론프만 음악당에 퇴직 단원들과 가족 600여 명을 연습 공연에 초청했다.

그는 지휘봉을 잡은 순간부터 내려놓을 때까지 팔십 세를 눈앞에 두었다고는 믿기 힘든 열정을 객석에 앉은 퇴직 단원들에게 선보였다.

퇴직 단원들은 대개 35∼40년간 관현악단에 몸담은 이들이었다.

백발 노장의 협연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박자에 맞춰 온몸을 좌우로 휘둘렀다.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거나 자리를 옮기며 협연에 진지하게 반응하는 이들도 있었다.

연습 공연 중 거동이 불편한 주빈은 연주자를 앞으로 불러 꼼꼼하게 음률을 고쳐줬다.

그가 눈을 껌뻑이며 “미안하다. 졸리다. 다시 해보자”라고 말하면, 단원들은 소리를 내 웃으며 연주를 이어갔다.

악장 사이 침묵이 흐를 때마다 그는 등을 돌려 퇴직 단원들을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여 웃음바다를 만들어냈다.

이스라엘 필하모닉 관현악단은 주빈이 태어난 해인 1936년 결성돼 올해로 탄생 80주년을 맞는다.

주빈은 1969년 이스라엘 필하모닉 관현악단 음악 감독을 시작으로, 1981년에는 종신 활동을 약속했다.

이스라엘 필하모닉 관현악단과 48년간 이어진 화합에는 그의 세심함과 배려가 한몫했다.

그는 단원들에게 쉽게 녹아드는 친화력도 과시했다.

리허설 후 50㎝가 훌쩍 넘는 대형 초 하나가 꽂힌 케이크가 등장하자 전·현 단원들은 ‘어수선하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협연 때와 달리 화음이 전혀 맞지 않았다.

그가 “역시 내가 없으면 안 되는군”이라며 농담을 하자 단원들은 크게 웃었다.

비올라를 연주하다가 은퇴한 레이첼 캄(67·여) 씨는 “한평생 지휘자 주빈과 호흡을 맞췄다. 그는 단원들을 정말 많이 챙겼다”라며 “모인 단원들 모두 감회가 남다를 것”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리허설 연주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함께 세계를 돌며 협연한 단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돌렸다.

1984년부터 꾸준히 내한 공연을 했던 그는 “단원들과 울산 항구에서 현대와 기아 로고가 적힌 커다란 배들을 바라보며 음악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난다”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현 단원들은 훌륭하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미래를 위해 아랍 출신 단원도 조만간 합류하길 기대한다”고 바람도 전했다.

1936년 인도 태생인 그는 아버지이자 뭄바이 교향악단 지휘자인 메리 메타로부터 음악을 처음 접했다.

1958년 영국 리버풀 국제 지휘자 대회 우승 뒤, 3년 만에 빈·베를린 ·이스라엘 필하모닉 관현악단을 모두 지휘했다.

1961년 몬트리올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이 된 그는 2년 뒤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연주로 오페라 지휘자 반열에도 올랐다. 1962년부터 1978년까지는 LA 필하모닉에서 명성을 쌓았다.

현재 모국인 인도 뭄베이에서는 음악재단을 설립해 어린이 200여 명에게 서양 음악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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