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캘리아 美대법관 장례식 엄수 수천명 애도…오바마 불참 논란

스캘리아 美대법관 장례식 엄수 수천명 애도…오바마 불참 논란

입력 2016-02-21 10:20
수정 2016-02-2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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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바마, 장례식이 모스크에서 열렸다면 참석했을까” 비판

‘보수파의 거두’로 불려온 앤터닌 스캘리아(79) 미국 연방 대법관의 장례식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바실리카 국립대성당에서 거행됐다.

바실리카 국립대성당은 지난해 9월 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 미국 내 첫 미사를 집전한 역사적 장소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장례식에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이념적으로 대척점에 있으면서도 끈끈한 우정을 쌓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등 동료 대법관과 전·현직 의회 지도자,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를 비롯한 정부 고위 인사, 일반인 등 수천 명이 참석했다.

그의 유력한 후임 후보군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인도계 스리 스리니바산(48) 연방항소법원 판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이날 경선 3차 관문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가 진행되는 중요한 날인데도, 시간을 내서 부인 하이디와 함께 직접 참석해 각별한 애도를 표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시신이 임시 안치됐던 연방대법원 강당을 찾아 조의를 표했으나, 이날 장례식에는 불참했다.

고인의 아들인 폴 스캘리아 목사는 추모 예배에서 “아버지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과 조국을 사랑하는 것, 또 자신의 믿음과 공직에 봉사하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이해충돌이나 갈등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믿음이 깊으면 깊을수록 더 좋은 시민이 되고 더 훌륭한 공복(公僕)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며 부친의 죽음을 애도했다.

스캘리아 전 대법관은 독실한 가톨릭교도다.

장례식이 끝난 후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시신을 실은 운구 차량은 고(故)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을 비롯해 역대 대법관들이 많이 안치된 버지니아 주(州) 알링턴 국립묘지가 아니라 제3의 장소로 향했다. 이는 유족들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장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장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바실리카 국립대성당 밖에서는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생전 판결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시위대는 “하느님이 당신의 판결을 판결할 것이다”, “하느님은 당신의 우상을 증오한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에 연방대법관으로 지명된 스캘리아 전 대법관은 상원의 만장일치를 거쳐 사상 첫 이탈리아계 미국인 대법관에 이름을 올렸으며 그동안 총기 소지와 사형 제도 존치 등을 옹호하고 동성애와 낙태에는 반대하는 등 강경 보수의 목소리를 내왔다. 텍사스의 고급 리조트를 방문해 잠자리에 들었다가 지난 13일 오전 숨진 채로 발견됐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장례식 불참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진보 진영의 오바마 대통령이 보수주의자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장례식에 불참함으로써 초당파적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후임 대법관 지명 문제를 놓고 ‘신속하게 지명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에게 넘겨야 한다’는 공화당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만약 장례식이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열렸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했을지 궁금하다”고 꼬집으면서 “그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 온라인매체 ‘더 블레이즈’는 소셜미디어 공간에 올라온 비판론자들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장례식 불참 배경에는 인종과 종교, 정치가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고 분석했다.

폭스뉴스의 진행자 숀 해너티는 앞서 오바마 대통령의 불참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너무 바빠서 참석할 수 없는 장례식 명단이 여기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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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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