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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2015년 미국 정치, 트럼프 전과 후로 나뉘어”

WP “2015년 미국 정치, 트럼프 전과 후로 나뉘어”

입력 2016-01-05 04:27
업데이트 2016-01-05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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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현상’은 미국인 정치혐오 반영, “트럼프가 누구보다 선거게임 잘 이해”

“2015년은 미국 현대 정치사에서 예기치 못하게 강렬하면서도 정말 무기력한 해였다. 적어도 공화당에 지난해는 전·후반부로 나뉜다. 도널드 트럼프 전과 후로.”

워싱턴포스트가 4일(현지시간) 공화당 주자들의 2015년 대선 경선 레이스를 이러한 내용으로 정리했다.

지난해 6월16일 뉴욕 5번가 트럼프 타워. 트럼프는 멕시코 불법이민자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들은 문제가 많은 사람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이고 마약, 범죄를 가져오고 있다. 남쪽 국경에 거대한 방벽을 쌓겠다.”

출마선언이었다. ‘준비된 대선 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마이애미 출마 선언은 하루 만에 잊혔다.

행정부 경험과 보수적 가치의 옹호자, 최고의 당선 가능성을 바탕으로 맞았던 부시 전 주지사의 정치인생 최고의 순간은 반짝 하루에 그치고 만 것. 트럼프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WP는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도”라며 “트럼프의 등장을 워싱턴 기존 정치권은 경멸하고 (애써) 무시했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다.

트럼프는 이날 출마선언 후 첫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리는 아이오와 주로 날아갔다.

그의 연설을 지켜본 케이시 왓슨은 왜 트럼프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보통사람이다. 정치인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부시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정치 혐오를 감추지 않았다.

WP는 “사람들은 왜 트럼프를 지지하는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어떤 후보를 왜 지지하지 않는지는 안다”고 지적했다.

당초 정가에서는 공화당 경선 레이스가 부시 전 주지사를 비롯한 전·현직 주지사들 간의 경쟁으로 봤다. 그들이 행정경험이 있고 워싱턴 정치권과도 거리를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부시 캠프의 고위 참모인 샐리 브래드 쇼는 “선거가 워싱턴 정치인들과 ‘분노하는 후보’ 간의 싸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고, 그 후보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분노하는 후보’가 트럼프가 될 줄을 몰랐다”고 토로했다.

크루즈는 당내 극우세력인 ‘티파티’(teaparty)의 총아. 2012년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뒤 이듬해 10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을 저지하고자 16일 간의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을 주도하며 보수 진영 내 기린아로 급부상한 인물이다.

출마선언에서 보수주의와 복음주의, 헌법 가치의 옹호를 주장했지만, 그런 그 역시 기존 정치권 인물로 휩쓸렸다.

3위 주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지난달 30일 아이오와 주에서 “사람들이 (기존 워싱턴 정치에) 질렸다.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고 ‘트럼프 현상’을 분석했다.

경선 주자인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우리들 누구보다도 선거 게임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트럼프는 7월 초 인터뷰와 애리조나 피닉스 연설 등에서 잇따라 “멕시코 정부가 범죄자들을 미국으로 계속 돌려보낸다” “불법이민에 전적으로 반대한다” “멕시코 정부가 많은 범죄자를 우리나라로 자꾸 보내고 있다”며 ‘막말’을 펼쳤다.

트럼프의 출마선언 직후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여론조사는 부시 22%, 트럼프 1%였다. 하지만 피닉스 연설 일주일 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 여론조사는 트럼프 24%, 부시 12%로 완전히 역전됐다. 부시는 그 이후 단 한 차례도 트럼프를 이기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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