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만의 정상회담으로 중국-대만 관계 全분야서 남북관계 능가

66년만의 정상회담으로 중국-대만 관계 全분야서 남북관계 능가

입력 2015-11-04 16:17
업데이트 2015-11-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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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 정상이 1949년 분단 이후 66년 만에 마주앉게 됨으로써 양안(兩岸) 관계는 사실상 모든 면에서 남북관계의 발전 속도를 넘어서게 됐다.

양안(兩岸)관계는 민주-공산 진영간의 분단, 60~70년에 걸친 분단의 장기화 등의 측면에서 여러모로 남북관계와 공통점이 많다.

특히 북한과 중국의 정권교체 없이 한국과 대만의 정권교체를 계기로 새 정권의 접근법에 따라 정치관계의 부침을 겪는 유사 패턴도 보여왔다.

양안 관계는 경제협력 분야에서는 남북관계의 발전 속도를 추월한 지 오래다.

그러나 남북관계와 비교해 사실상 유일하게 ‘부족’했던 부분이 1949년 이래 한 번도 정상회담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남북은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에 이어 2007년 10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2차 정상회담까지 개최했었다.

물론 현재 남북관계는 3차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과 천안함, 연평도 도발 등 각종 원인으로 인해 당시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 속도가 정체돼 있다.

반면 양안은 긴밀한 경제교류에도 현직 최고지도자 간의 정상회담은 66년 동안 성사된 적이 없었다.

양안은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 집권기에 부침을 겪었으나 친중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총통 집권 이후 통상(通商), 통항(通航), 통신(通信) 교류의 ‘대삼통’(大三通) 시대를 열고 2010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까지 체결하는 등 경제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남북은 여전히 서로간의 왕래가 막혀 이산가족 상봉이 큰 이슈가 되고 있지만, 양안은 사실상 자유롭게 왕래와 여행을 할 수 있고 무역과 투자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양안은 상대방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정상 간의 공식회담은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 양측의 집권당인 공산당과 국민당 대표 간의 국공 영수회담은 수차례 열려 사실상 정상회담 기능을 대신해 왔다.

이번에 양안이 전격적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마잉주 총통 간의 첫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것은 이미 남북관계를 추월한 경제분야 외에 정치 분야에서도 남북관계를 뛰어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양안 간 정치 관계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향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92공식’ 인정을 거부하는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후보 교체카드까지 꺼내 든 국민당 후보를 크게 앞서면서 내년 1월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중국과 대만이 1992년 합의한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국과 대만이 각자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원칙이다.

차이 후보가 총통에 당선되면 마 총통 집권 시절의 친중정책들에 손을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양안 관계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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