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프랑스인 티롤, 미국 주도 경제학계에 새바람

노벨경제학상 프랑스인 티롤, 미국 주도 경제학계에 새바람

입력 2014-10-14 00:00
업데이트 2017-08-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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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으로 세 번째…노벨경제학상 미국인 수상자 53명

장 티롤(62) 툴루즈 1대학 교수는 프랑스인으로는 세 번째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게 됐다.

1953년 파리에서 150㎞가량 떨어진 트로와라는 마을에서 의사 아버지와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티롤은 어렸을 때부터 수학에 큰 관심과 재능을 보였다.

그는 프랑스 이공계 최고 수재들이 모이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진학한 뒤에야 경제학에 관심을 두게 됐으며 이후 경제학을 공부하고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티롤은 1981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서 본격적으로 경제학자의 길을 걷게 됐다.

MIT에서 돌아온 티롤 교수는 1990년 프랑스 남부에 있는 툴루즈 1대학 교수를 맡게 됐다.

티롤 교수는 이 대학에 산업경제연구소를 설립해 현재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티롤 교수는 산업조직론과 게임이론 등으로 이미 몇 년 전부터 노벨경제학상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3일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티롤 교수를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가운데 한 명이”이라고 평가했다.

티롤 교수는 미시경제학 분야 가운데서도 소수 대기업의 독과점으로 말미암은 시장 실패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그는 시장의 독과점을 규제하기 위한 가격 상한제와 담합 금지 등의 장단점을 연구해 규제 분야의 조건에 따라 조심스럽게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프랑스인인 티롤 교수가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노벨경제학상의 미국 독식 행진에도 금이 갔다.

특히 그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주류 경제학계와는 다른 시각을 제시하면서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노벨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별도로 창설해 이듬해부터 수상하기 시작한 이래 미국인이 53명으로 가장 많았다.

영국이 7명으로 2위였고 프랑스가 이번 수상으로 노르웨이와 함께 3명을 배출해 3위를 차지했다.

프랑스는 1988년을 마지막으로 20년 넘게 노벨경제학상과 인연이 없다가 이번에 수상자를 내게 됐다.

티롤의 수상은 세계적으로 분배 문제와 대기업의 횡포 등이 문제가 되면서 프랑스 경제학계가 주목받는 현상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끈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경제적 불평등과 재분배의 문제에 집중하면서 경제학계의 ‘록스타’라는 칭호를 얻고 있다.

티롤 교수도 시장 원리에 대한 맹신을 경계하면서 대기업 규제를 연구했다는 점에서 프랑스적인 지적 전통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티롤 교수는 지난 2012년 프랑스 경제지 레제코 인터뷰에서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에 따른 비전은 시대에 30년 뒤떨어진 것”이라면서 2008년 금융위기가 주로 규제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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